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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지원금 삭감...이후가 더 중요하다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26.10.03|(350호)

민생지원금 93억여 원을 포함해 횡성군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담은 12개 사업, 96억7천여만 원이 삭감됐다. 민생지원금은 본회의에서 복원을 위한 수정동의안까지 제출됐지만 부결됐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예산 삭감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집행부는 왜 이 사업들이 필요한지 다시 설명해야 하고, 의회는 왜 그 예산을 삭감했는지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 설명하고 다른 한쪽은 침묵한다면 이번 예산 논쟁은 결국 정치적 공방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민생지원금만 보더라도 그렇다. 집행부는 지역경제 회복과 소비 진작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의회는 조례에서 정한 ‘민생경제의 중대한 위기’에 해당하는지, 투입되는 재정에 비해 효과가 충분한지 더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양쪽 모두 설명할 책임이 있다.

집행부는 ‘어렵다’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횡성의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지표가 악화됐는지, 민생지원금이 실제 소비 증가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구체적인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1인당 20만 원이라는 지원 규모가 왜 필요한지도 설명해야 한다.

반대로 의회 역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을 기준으로 효과를 판단할 것인지, 어떤 상황이면 민생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번에는 왜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집행부 역시 마찬가지다. 군수가 공약으로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산이 자동으로 통과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약은 군민과의 약속이지만, 약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재정 여건과 사업 효과, 우선순위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번 추경에서 장애인체육관, 관광사업, 국제안전도시 등 여러 사업이 함께 조정된 것도 이를 보여준다. 예결위는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뿐 아니라 기존 시설 활용 가능성, 향후 운영비, 사업 이후의 재정부담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집행부가 할 일은 분명하다. 삭감된 사업을 그대로 다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부족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필요한 사업이라면 타당성을 보완하고, 사업 규모를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500만 관광시대’처럼 큰 목표를 내세운 정책이라면 목표 숫자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재정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의회도 할 일이 분명하다. 집행부가 보완해 다시 제출한 사업을 정치적 유불리나 이전 표결의 연장선에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처음 삭감했던 이유가 해소됐는지, 새로운 자료가 충분한지, 군민에게 필요한 사업인지 다시 따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통과시키고, 여전히 문제가 있다면 다시 삭감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판단 기준이 일관되고 공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추경을 계기로 횡성군의 예산 심의 방식도 한 단계 달라질 필요가 있다.

현재 횡성군의 자체 재원 비중은 높지 않다. 일반회계 자체 재원은 9.81%인 반면 의존 재원은 80.37%에 이른다. 내부 재원을 활용한 재정 보전도 크게 늘었고, 연말 기금 잔액은 지난해보다 284억3천100만 원 감소한 529억9천400만 원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하나하나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업을 많이 하는 군정’도, ‘예산을 많이 깎는 의회’도 아니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 것인지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집행부는 정책의 설계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의회는 감시와 견제의 주체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두 기관 모두 최종적인 판단의 대상이 군수도, 의원도 아닌 군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생지원금 논쟁이 집행부와 의회의 감정싸움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고 공직사회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일수록 더욱 그렇다.

지금 횡성에 필요한 것은 누가 이겼는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다.

장신상 군수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의회의 뜻을 존중하면서 지적사항을 보완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말보다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

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집행부가 보완 자료를 제출한다면 그 자료를 근거로 다시 판단해야 한다. 처음 삭감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집행부가 다시 추진한다고 해서 쉽게 동의해서도 안 된다.

검증하고, 보완하고, 다시 판단하는 과정이 지방자치다.

이번 추경에서 멈춰 선 사업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등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번 예산 삭감이 횡성군정의 발목을 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책의 허점을 보완하고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선택은 집행부와 의회에 달렸다.

집행부는 더 촘촘한 정책 설계로 답하고, 의회는 더 분명한 심사 기준으로 답해야 한다. 그리고 두 기관이 그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이번 추경 논쟁은 단순한 삭감과 부결을 넘어 횡성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논쟁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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