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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일 군의회 앞에서 군의회의 민생지원금 관련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횡성시민연대. |
의회도 보완 내용 보고 판단...공무원 현수막 게시 요청 논란까지
횡성군민 1인당 20만 원씩 지급하려던 민생회복지원금이 군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무산된 가운데, 집행부가 지급 기준을 보완해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횡성군 경제정책과장은 자체 내부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10월 중 기준을 마련해 11월 예정된 의원 간담회에서 설명한 뒤 12월 정례회에 관련 예산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이 다시 편성돼 의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설 명절 전에 지급하는 것이 목표다.
의회도 집행부가 마련할 기준과 보완 자료를 살펴본 뒤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93억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 논란은 예산 삭감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을 넘어 지급 요건과 재정 투입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하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지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집행부는 지원 필요성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의회는 예산을 삭감한 판단의 근거와 향후 대안을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일부 공무원이 지역 기관·단체에 집행부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 게시를 요청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행정의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93억 원 지원금, 왜 삭감됐나
민생회복지원금은 장신상 군수가 지방선거 당시 약속한 주요 민생 공약이다. 횡성군은 군민 약 4만5,800명에게 1인당 20만 원씩 횡성사랑카드로 지급하기 위해 93억3,885만5,000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군은 물가 상승과 농가부채 증가, 소비 위축 등을 지원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제출 자료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과 농가부채 증가 등의 지표가 담겼으며,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을 돕겠다는 취지도 밝혔다.
그러나 의회 심사에서는 조례상 지급 요건인 ‘민생경제의 중대한 위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구체적인 자체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주는 자료는 제출됐지만, 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 지원금 지급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할 것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집행부는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10월 중 기준을 마련하고 11월 의원 간담회에서 설명한 뒤, 12월 정례회에 예산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행부는 기준 마련, 의회는 보완 결과 보고 판단
재추진 여부를 가를 핵심은 새로 마련할 지급 기준이다. 물가 상승률과 농가부채, 소상공인 경영 상황 등 어떤 지표를 활용할 것인지, 어느 수준을 위기 상황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93억 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는 만큼 지원 효과와 재정 부담도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할 자료를 검토해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정 여건과 향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재도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있다.
그러나 예산을 삭감한 의회 역시 판단 근거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그 이유를, 다른 방식의 지원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면 그 대안을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집행부가 기준을 보완한다고 해서 예산 삭감의 책임과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에 관한 논쟁까지 저절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절차 논란에 현수막 요청까지...행정 중립성도 도마에
예산 삭감 과정의 절차 논란도 남아 있다. 횡성시민연대는 지난 10월 1일 군의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삭감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군의회의 사과와 지원금 재논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회 전문위원은 당시 계수조정 과정에서 의견이 3대3으로 나뉘었으며, 기존 처리 방식에 따라 의결한 뒤 수정조서 확인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의결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사후 검토 결과 당시 방식이 권고되는 실무 처리 방식과는 달랐지만, 법령이나 회의 규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회는 향후 혼선을 막기 위한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공무원이 지역 기관·단체에 집행부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도록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 일부 단체가 현수막을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기관이 정책의 필요성을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다. 그러나 집행부와 의회가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지역 기관·단체에 특정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 게시를 요청한 행위가 적절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게시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민생지원금 논란은 이제 지급 여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집행부는 지급 기준과 재정 투입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하고, 의회는 예산 심사의 근거와 대안을 설명해야 한다. 행정조직 역시 정책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군민이 바라는 것은 책임 공방의 승패가 아니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지원금이 다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집행부가 마련할 기준과 의회의 판단에 달렸다. 그 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지는지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
▲민생지원금 삭감, 무엇이 쟁점이었나
횡성군 민생회복지원금 논란은 군민 1인당 20만 원 지급을 추진한 집행부와 관련 예산을 삭감한 군의회 사이의 갈등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논란이 이어지면서 조례상 지급 요건, 심의위원회와 의회의 역할,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 예산 심사 절차의 적정성 등 여러 쟁점이 드러났다.
집행부는 물가 상승과 농가부채 증가 등을 근거로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의회는 지급 요건을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예산 삭감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의회는 당시 처리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제 집행부가 내부 기준을 마련해 예산 재추진을 검토하고 의회도 보완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동안의 경과와 쟁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생지원금 삭감, 무엇이 쟁점이었나
심의위 의결부터 예산 삭감까지...집행부·의회 입장과 절차 논란 짚어보기
▲심의위원회는 지급 결정...그러나 예산 의결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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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7일 열린 군의회 예결특위에서 추경 예산을 심사하는 군의원들. |
횡성군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별도의 심의위원회 심의를 진행했다. 군이 제출한 심의 자료에는 지급 대상과 금액, 신청·지급 방법, 지급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계획상 지급 대상은 2026년 7월 31일 기준 약 4만5,785명이다. 관내 주민등록 거주자 4만5,521명과 외국인등록자 중 결혼이민자 및 영주 체류자 등이 포함됐다. 1인당 지급액은 20만 원이며, 총소요 예산은 93억3,885만5,000원이다. 지급 방식은 횡성사랑카드로 계획됐다.
심의 자료에는 신청·지급 기간을 10월 12일부터 11월 13일까지로 설정하고, 온라인으로는 ‘그리고’ 앱을 이용하거나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사용기한은 12월 31일까지로 계획됐다. 이는 예산 삭감 이전의 계획으로, 실제 지급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은 심의위원회에서 위원 9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지급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심의위원회 의결과 의회의 예산 심사는 별개 절차이며, 조례에서 정한 위기 상황을 입증할 기준과 지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심의위원회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했더라도 실제 예산을 확보하려면 의회의 심사와 의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심의위원회의 판단과 의회의 예산 심사가 각각 어떤 근거와 기준에 따라 이뤄졌는지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특히 집행부가 자체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 만큼, 향후 재추진 과정에서는 지급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는 무엇을 보여주나
횡성군이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농가부채, 대출금, 농산물 가격 등 여러 경제지표가 포함됐다.
자료상 소비자물가지수는 2024년 114.18에서 2025년 116.61로 상승했고, 2026년 8월에는 120.05로 제시됐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주택·수도·전기·연료, 교통, 음식·숙박 등의 항목에서도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농가부채는 2023년 4,158만1,000원, 2024년 4,501만6,000원, 2025년 4,771만3,000원으로 제시됐다. 농가소득은 같은 기간 5,082만8,000원, 5,059만7,000원, 5,466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농업인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개별 농가가 체감하는 부담이나 소득 분포까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군은 이러한 지표를 바탕으로 군민의 구매력 저하와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제지표가 악화했다는 사실과 조례상 지원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물가 상승과 농가부채 증가는 민생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자료지만, 어느 수준을 ‘중대한 위기’로 판단할 것인지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
향후 마련할 기준에는 어떤 지표를 활용할지, 지표별로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지원 필요성을 어떤 방식으로 판단할지가 담겨야 한다.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 촉진이 실제로 얼마나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것인지, 지급 이후 효과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93억 원의 재정 투입, 일회성 지원과 장기 정책 사이의 선택
민생지원금은 군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지만, 전액 군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와 연결된다.
국민의힘 성락 의원은 횡성군의 2025년 결산 기준 재정자립도가 10.33%이며,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과거 1,000억 원에 가까웠던 수준에서 561억 원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재도전하려면 상당한 자체 재원이 필요하므로, 일회성 지원보다 장기 사업을 위한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주장은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때 검토해야 할 쟁점이다. 일회성 지원금은 군민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복지사업은 지속적인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선한다고 보기보다 각각의 정책 효과와 재정 부담을 비교해야 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재도전을 위한 재원 확보가 민생지원금 지급과 반드시 양립할 수 없는지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필요한 자체 재원 규모와 향후 재정 수입·지출 전망, 지원금 지급이 중장기 재정 운용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인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의회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다면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집행부가 지급 필요성을 주장한다면 다른 사업과의 우선순위, 재원 조달 방안, 예상 효과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결국 재정 문제는 지급 찬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군민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사업과 장기적인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 선택이 어떤 근거에 따라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예산 삭감 절차 논란...시민연대 주장과 의회 설명
민생지원금 예산 삭감 이후에는 계수조정 과정의 처리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횡성시민연대는 군의회가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삭감 의견이 가부동수로 부결됐는데도 삭감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는 것이 시민연대의 문제 제기다. 시민연대는 이를 근거로 군의회의 사과와 지원금 재논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회 전문위원은 별도의 설명 자료를 통해 당시 계수조정 과정을 설명했다.
전문위원에 따르면 제2회 추가경정예산 계수조정 과정에서 의견이 3대3으로 나뉜 사업이 있었고, 의회는 종전부터 사용해 온 방식에 따라 가부동수일 경우 원안을 부결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후 계수조정 결과를 반영한 수정조서를 위원들이 확인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종 의결했다.
특위 종료 뒤 처리 방식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자 의회는 관련 법규와 입법고문 자문, 지방의회 운영 실무자료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계수조정은 원안을 기준으로 삭감·증액 여부를 정하는 과정이므로, 삭감 의견이 3대3이면 삭감 의견이 부결되고 집행부 제출액을 유지하는 방식이 권고되는 실무 처리 방식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의회 전문위원은 당시 적용한 방식이 사후 확인된 권고 방식과 달랐지만 법령이나 회의 규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관련 법규에 가부동수 처리 방법이 직접 규정돼 있지 않았고, 수정조서 확인과 예결특위의 최종 의결 절차도 거쳤다는 설명이다. 의회는 향후 같은 상황에서 해석상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표결 대상과 가부동수 처리 방법, 수정조서 확인 및 최종 의결 절차를 명확히 하는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예산 삭감 절차가 위법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민연대가 문제를 제기했고 의회 내부에서도 처리 방식에 대한 이의가 제기된 만큼, 향후 운영기준을 마련해 절차의 명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의회는 예산을 심사·의결하는 기관인 만큼 판단이 어떤 과정과 기준을 거쳐 이뤄졌는지 군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집행부 역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자료와 정책 판단 근거를 충분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는 재논의 요구...10월 임시회 일정은 미확인
예산 삭감 이후 시민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횡성시민연대와 군민들은 지난 10월 1일 오전 횡성군의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민생회복지원금 예산 삭감에 대한 군의회의 사과와 조속한 지급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삭감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군민의 민생 부담을 고려해 지급안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행부를 상대로 지원금 집행과 관련한 공론화 과정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연대의 요구는 군민의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을 다시 검토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재논의가 실제 예산 편성이나 지급으로 이어지려면 집행부의 기준 마련과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료로는 10월 임시회 일정이나 민생지원금 재논의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특정 시점에 의회가 재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집행부가 밝힌 11월 의원 간담회와 12월 정례회 예산 제출 계획이 실제로 추진되는지, 의회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전 지점이다.
▲공무원의 현수막 게시 요청 논란...정책 홍보와 중립성의 경계
이번 민생지원금 논란에서는 일부 공무원이 지역 기관·단체에 집행부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도록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고위 공무원이 게시를 요청했고, 실제 일부 단체가 현수막을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안은 지원금 지급 여부와는 별개로 행정의 중립성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다. 행정기관이 정책의 필요성과 추진 계획을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다. 그러나 집행부와 의회가 예산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특정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 게시를 기관·단체에 요청했다면, 일반적인 정책 홍보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현수막 게시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법령 위반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요청 경위와 방식, 관련 규정의 적용 여부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집행부는 현수막 요청이 어떤 취지와 경위로 이뤄졌는지 설명하고, 행정의 중립성에 대한 군민의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의 정책 설명과 주민·단체의 자율적인 의사 표현이 어디에서 구분되는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살펴봐야 한다.
▲다시 추진될 민생지원금, 무엇을 검증해야 하나
횡성군은 자체 내부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10월 중 기준을 마련해 11월 의원 간담회에서 설명한 뒤 12월 정례회에 예산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도 보완 자료를 살펴본 뒤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추진 과정에서 우선 필요한 것은 지급 필요성을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이다. 물가 상승과 농가부채, 소상공인 경영 상황 등 어떤 지표를 활용할지, 각 지표를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93억 원이 넘는 군비를 투입하는 만큼 재정 투입의 타당성도 설명해야 한다. 예상되는 지역경제 효과와 재정 부담, 다른 사업과의 우선순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의회 역시 보완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되 그 결과를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예산을 승인한다면 어떤 근거로 지급 필요성을 인정했는지, 승인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와 대안을 제시하는지 밝혀야 한다. 공무원의 현수막 게시 요청 논란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행정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는 방향에서 살펴봐야 한다.
민생지원금 논란은 단순히 지급 여부를 놓고 집행부와 의회가 다투는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책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예산 심사 절차,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군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집행부는 그 필요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의회는 예산 심사의 근거와 대안을 설명해야 하며, 행정조직은 정책 갈등 속에서도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원금이 다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집행부가 마련할 기준과 의회의 판단에 달렸다. 그러나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이뤄지는가 하는 점이다. 횡성군민이 지켜봐야 할 것은 지원금 지급 여부뿐 아니라, 그 결정을 내리는 행정과 의회의 책임 있는 태도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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