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투명하고 공정한 군정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의 하나다. 그러나 횡성희망신문의 정보공개청구로 확인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횡성군수와 횡성군의회 모두 업무추진비를 마음대로 써도 되는 쌈짓돈으로 여겼다는 비판에 할 말이 없게 됐다.

 한 군수가 주로 이용한 상위 식당3곳 중 두 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 두 개인식당에서 사용된 식사비만 1900만여원에 이른다. 한 곳은 6개월동안 무려 31회나 이용해 금액이 1500만원에 육박한다. 다른 식당들과의 이용횟수나 금액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물론 두 식당 모두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에 적당한 넓은 공간을 갖추고 횡성을 대표하는 횡성한우를 주 메뉴로 한다.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주변 풍광도 좋고 주차장도 넉넉하다.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다. 횡성에 그만한 식당이 없다고 주장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부인사들을 위한 행사였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하기도 적절하지 않다. 상당수 식사비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밥 한끼 먹으면서 입맛에 맞고 마음편한 곳에 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고 할 수도 있다.  혹여 ‘마음편한 곳’이라는 말이 ‘팔은 안으로 굽는다. 어차피 돌아오지 않을 표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지자체장의 업무추진비를 선거승리의 답례비로 사용한다거나 다음 선거를 위한 표 다지기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여주기 정치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소외계층을 찾아 형편을 살피고 재래시장을 찾아 지갑을 열기도 하고 상대 당과 대화에 나서는 것도 ‘입맛에 맞고 마음이 편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한 군수가 주로 이용한 식당 두 곳 모두 소위 말해 ‘같은 편’으로 불리워지는 곳이다. 이러다 보니 선거가 끝나고 나면 ‘되는 식당’과 ‘안되는 식당’이 따로 있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다.
 한 군수가 밥값으로 쓴 돈은 한 군수 개인의 용돈이 아니다. 지자체장으로서의 공적인 업무를 추진하는 데 사용하라고 주민들이 허락한 돈이다. 주민들의 공개청구가 없어도 반드시 사용내역을 공개하라고 규정해 놓은 이유다.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해야 할 위치에 있는 횡성군의회조차 업무추진비를 입맛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의회 역시 특정식당을 자주 이용한 것도 보기 좋지 않다. 주점에서의 잦은 사용, 특별한 이유없이 공휴일에 사용한 경우, 의정연수를 가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예산을 이중으로 낭비한 경우 등 보기 좋지 않은 행위도 다양하다. 재정압박이 심하다고 한끼 2000원의 아이들 밥값을 과감히 삭감하면서도 정작 술값이며 밥값이며 영화관람을 위한 간식비까지 업무추진비와 의정운영비로 썼다. 이래서야 횡성군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겠는가. 

 횡성군수와 횡성군의회 모두 횡성군과 횡성주민을 위해, 횡성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선거당시의 약속을 잊지 않기 바란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