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이현주한의사의 세상살이 진맥]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02.23|(0호)

  
이현주(한의학 박사. 이현주한의원장)

-기의 운행을 저해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스트레스. 경쟁과 부러움은 옛날에도 있었고,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 또한 오늘만 있는 것이 아냐.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뿐-

 아름드리 큰 나무도 아주 보잘 것 없이 작은 씨앗에서 시작했듯, 사람도 생명력의 근본인 정(精)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씨앗이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는데 적당한 온도와 습도, 햇빛이 필요하듯 사람도 정(精)에서 분화해서 사람으로 성장하고, 생명활동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氣)의 작용이 필요합니다.

동의보감에서 사람의 구성요소로 정기신혈의 네 가지를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보고, 그 중에서 생명력의 원천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이라는 것은 이전에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은 그 자체로는 창고 속의 씨앗처럼 생명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정은 기의 작용을 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고, 그 움직임을 통해서 생명활동을 영위하게 됩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기가 정의 근본이라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기의 작용을 다음과 같이 예시하고 있습니다. ‘기는 위기로서 밖을 호위한다(氣爲衛衛於外) 즉, 위기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면, 피부와 땀구멍의 열고 닫음을 주관한다. 그러므로 위기가 따뜻하면 형체가 충실해진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밖으로는 국경의 수비대처럼 외부로부터 질병이 침범하는 것을 막아주고, 안으로 체온을 유지해주는 작용이 가장 기본적인 기의 작용입니다. 또한 ‘양기는 움직이는 것을 주관한다. 사람의 지각과 운동, 보고 듣는 것, 말하고 냄새를 맡는 기능은 모두 양기가 피부를 따뜻하게 하고 몸을 충실하게 하며 모발을 윤택하게 하는 것으로서 마치 안개와 이슬이 초목에 물을 대주어 충실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 만일 양기가 일단 그 할 바를 잃으면 흩어져서 운행하지 못하여, 구규(九竅-눈, 코, 귀, 입 등 아홉개의 구멍)가 속으로 막히고, 피부는 밖에서 막혀서 지각하고, 운동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 맡는 기능이 모두 어그러지게 된다. 사람의 양기는 하늘의 햇빛과 같아서 사람이 양기를 잃으면 수명이 쉽게 꺾인다. 이것은 마치 하늘이 햇빛을 잃으면 만물이 발생할 수 없는 것과 같다.’라고 합니다.

 과거의 언어들로 설명하기 때문에 조금은 어려워 보일 뿐 아주 간단합니다. ‘기는 모든 만물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물은 물론이고 식물들도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돌이나 쇠 같은 소위 무생물에 속하는 물질들도 분자단위로 관찰을 하게 되면 원자를 중심으로 전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또 다른 물질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 만물은 모두 움직이기 때문에 존재한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기입니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나쁘다.’ 라는 일상의 표현 속의 氣分이 바로 기의 영역입니다. 아무리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엇인가 해야 하는 사명 혹은 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사람입니다. 일을 하고 그 일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모두 기의 역할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불통즉통(不通卽痛) 즉,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라고 합니다. 바로 기의 운행이 원활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기의 운행을 저해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고민거리가 많아지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생활을 오래 지속하면 ‘사즉기결(思卽氣結)’ 즉 생각이 많으면 기의 흐름이 맺히는 상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허욕을 없애면 진기가 안에서 생겨나 정신이 안에서 지키게 되니 병이 생기지 않으며, 뜻은 한가로우면서 욕심을 적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켜서 두려워하지 않게 하며, 힘든 일을 해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하면 진기가 고르게 되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든 맛있고, 어떤 옷이든 편하게 느끼며, 서로의 처지를 부러워하지 않으니 삶이 소박해진다.’

경쟁과 부러움은 옛날에도 있었고,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 또한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뿐입니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