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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글] 텃세
김학열 | 승인 2015.02.27|(0호)

 

 “시골의 생활을 배우기보다는 자기 아집에 빠져있고 귀담아 듣고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자기 잣대로 판단하려고만 한다...평온한 마음 한자락을 가슴에 담기위해 이 시골에 와 있는 것이 아니던가”

김학열(갑천면 하대리)

 마을마다 귀촌이다 귀농이다, 몸이 아파서 심신을 쉬고 싶은,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들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다. 다른 지역 다른 환경에서 살던 사람이 어느 날 시골로, 산골로 들어와 살면 시골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끼고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시골에 살다 도시로 가도 텃세가 있듯이 도시에서 살던 사람들이 시골에 오면 당연히 텃세가 있는 법이다. 서로 신뢰를 쌓을 책임은 시골에 오는 사람에게 있다. 들어오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면 별 문제가 없다. 도시에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다른 친밀지수가 있듯이, 시골에 오면서 도시에서 살던 습관대로 이웃과 친밀지수를 만들지 않고 나홀로 살려고 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들어오는 입구에다 굵은 체인을 쳐놓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놓고 ‘여기서부터는 나만의 왕국’이라고 한다. 인간은 고독을 두려워하면서도 고독을 즐기는 존재라지만 시골에 오면서까지 고독을 즐길 필요는 없다.

 많지 않은 이웃을 배척하고 스스로 마음에 문을 걸어 잠그고 텃세 때문에 ‘사네’ ‘못사네’ 하면서 보따리 싸는 사람도 종종 본다. 텃세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텃세란 시골주민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어느 쪽은 주기만하고 어느 쪽은 받기만 하는 인간관계는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이분법적 이론이 아니라 상호 인간관계가 끈끈한 정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성장해가는 것이 아닐런지. 시골사람들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몰아붙이면, 도시 사람들은 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편적으로 생각하자. 별스럽게 굴지말고 내 성격 까칠한 것은 생각 하지 않고 시골사람만 탓하며 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많지 않다.

 간혹 편가르는 사람들을 본다. 시골사람들을 촌무지렁이로 폄하하고 업신여기고 깔본다. 뉘집 아저씨는 성질이 괴팍하다는 등, 과부집 아주머니한테는 성질이 더러워 남편이 일찍 죽었다는 등 주변사람들 한테 상처를 주고 있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로 시골에 들어와 살면서, 인격이라는 것이 이맛살에 주름 생기고 나이 먹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복의 소용돌이 속에 뼈져리게 느낀다.
시골의 생활을 배우기보다는 자기 아집에 빠져있고 귀담아 듣고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자기 잣대로 판단하려고만 한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청개구리도 자연에 순응하며 살듯 도시가 되었든 시골이 되었든 누굴 만나던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고, 오해와 반복보다는 이해와 화합하는 마음을 갖고 오면 된다.

 시골에서 어머니 품같은 따뜻한 마음을 품고 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 평온한 마음 한자락을 가슴에 담기위해 이 시골에 와 있는 것이 아니던가. 시골사람들과 순응하며 시골살이를 살아냈을 때 우리는 비로서 혼자가 아닌 서로 공생하는 것이 아닐런지.

*김학열
1963년 안성에서 태어나 2001년부터 횡성에 살고 있다. 저서「눈물소리」「다 때려치우고 시골에 산다」 「사랑하되 소유하지 마라」

 

 

 

 

김학열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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