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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정환선생 |
어린이를 위한 동화에는 동화가 지어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아이들이 바라는 세상,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전하고자 했던 꿈과 생각이 담겨있다. 우리의 삶과 꿈을 담아온 우리나라 동화를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어린이’란 존칭어를 널리 퍼뜨렸으며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만든 선각자」. 33세의 젊은 나이를 살았던 헌신적인 아동문화운동가이자 선구적인 아동문학가 방정환의 삶을 대표하는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수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1899년 서울 야주개의 부유한 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9세 때 집안이 몰락한 것, 천도교의 소년입지회란 모임에서 토론과 연극 활동을 하며 굶주림과 어려움을 이겨내던 성장과정이 있다. 7세 때 보성소학교 교장의 눈에 띄어 유치반에 강제적으로 들어갈 정도로 총명했지만, 학업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17세 때 토지조사국의 사자생으로 취직을 해서 노무자공동숙소에서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독서에 주력하고 작품 투고를 했다.
그를 눈여겨보던 천도교인 권병덕의 천거로 방정환은 1917년(19세)에 교주 손병희의 셋째 사위가 된다. 그 뒤의 삶은 중단된 학업을 계속하며 청년운동을 펼쳐가게 된다. 일본에서의 천도교 청년회 활동, 일본아동문학의 흡수와 주체적인 수용, 국내로 들어와 전국각지를 돌며 강연회와 동화구연을 하며 천도교를 통한 사회운동을 한다. 1923년 조선에서 공식적인 첫 번째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하여 이후의 어린이날을 이어간다. 그가 발행한 여러 잡지들 중에 <어린이>는 조선에 아동문학을 자리 잡게 한 아동잡지이다. 각지의 소년회에서 <어린이>가 읽혔고, 방정환 이후의 많은 아동 문학가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산실이 되었다.
어린이는 기쁨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힘
그가 평생 사랑하고 헌신했던 어린이는, ‘꾸밈이나 더러움이 없으며 참됨과 착함과 아름다움, 위대한 예술을 품고 있어 창조의 힘을 가진, 마치 천도교의 사랑스런 하느님과 같은 이’였다. 어른들의 찡그린 얼굴을 펴게 만드는 어린이는 기쁨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힘이기에 어린이의 기쁨을 뺏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작품 속에서 방정환은 예술로서 어린이에게 재미와 유익함을 주었다. 또한 식민지 조선 아동의 처지와 현실을 보여주면서 진취적이고 용기 있는 소년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그는 아동문학에서만도 많은 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 사월 그믐날 밤』(우리교육)과 『칠칠단의 비밀』(사계절)을 권하고 싶다. 『 사월 그믐날 밤』에는 구수한 입말로 옛이야기를 재화한 전래동화, 어린 시절 굶고 물 길러 다녔던 이야기와 소학교 다녔던 자신의 경험담, 창남이와 효남이란 가난하지만 꿋꿋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소년들, 외국의 동화를 조선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번안한 동화, 식민지 어린이의 슬픔을 담은 동요와 동시들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다. 읽다보면 고달픈 어린이들의 모습에 눈물이 떨어지기도 하고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롭기도 하다.
칠칠단의 비밀(사계절) 과 사월 그믐 날 밤(우리 교육)
민족의 꿈과 의지담아
『칠칠단의 비밀』은 탐정소설이다. 당시에도 탐정소설이 있었다는 것, 방정환이 대다수 민중이었던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장르로서 개척한 점을 눈여겨볼 수 있다. 조금 낯선 낱말이 있지만 스릴과 재미가 넘친다. ‘동생을 찾아서’와 ‘칠칠단의 비밀’이란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동생을 찾아서’에서 청국(중국)인에게 납치된 여동생을 구출하는 17세 소년인 창호에게 어른들과 경찰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의 최선생과 동무들이 달려와 목숨을 걸고 그를 돕는다.
‘칠칠단의 비밀’에서는 근본과 부모와 나라를 모르고 어릴 때부터 일본인 곡마단에서 살아가던 남매가 자신이 조선인임을 알고 무사히 탈출하기까지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서울과 개성을 지나 중국의 봉춘까지 달려갔던 기차를 보면서 비록 나라를 뺏겼으나 소년의 의지가 중국까지 거침없이 뻗었던 시대를 읽을 수 있다.
탐정소설에는 소년들의 활동이 어른들을 넘어서며 실지로도 그랬으리라 짐작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년회 회원들, 중국에서 식민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한인협회, 사악한 청국인과 일본인들, 그들을 방관하거나 돕는 순사들과 일부의 나쁜 조선인들의 여러 군상들을 볼 수 있다.
두 권의 책은 현실의 어린이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물음을 건네는 책들이다. 어린이 책에 관심 있는 부모님과 동화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새봄에는 방정환 선생님의 삶이 녹아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집, 용기와 진취적 기상을 보여주는 탐정소설집을 만나보면 좋겠다. <객원기자 오숙민>
오숙민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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