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이 ‘횡성군 출향군민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하 출향군민지원조례)을 입법예고했다. 출향민이나 출향민 단체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지만 지원방식의 문제, 지원범위의 모호함 때문에 굳이 출향군민지원조례를 만들 필요성이 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모든 출향군민 활동에 예산지원
입법예고한 내용을 보면 출향군민은 “횡성군민과 같은 수준으로 횡성군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지원’ 조항을 통해 사실상 출향군민들의 모든 행사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원사업의 범위는 ▷군정시책의 홍보 ▷출향군민과 출향단체의 화합을 위한 문화체육행사 ▷횡성군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 판매 및 홍보 ▷출향군민의날 행사 경비 ▷군수가 주최하는 출향군민 참석 간담회 경비 ▷군기 제작 배부 ▷그밖에 군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까지 광범위하다.
출향군민에 대한 지원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것도 문제지만 순수 애향심에서 비롯된 ‘출향민들의 자발적 애향(愛鄕)활동’을 ‘대가성 행위’로 격하시키는 역효과도 예상된다.
출향민은 다른 지자체 주민, 의무부과 못해
출향군민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명확하고 출향군민이 지켜야 할 사실상의 ‘의무’는 없는 조례내용도 문제다. 출향군민들은 ‘사회적 배려대상자’나 ‘취약계층’처럼 국가예산의 보조를 받아야할 계층이 아닌데다가 출향군민 즉 다른 지자체의 주민에게 횡성군이 의무를 부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조례안은 ‘출향군민의 책무’ 조항(제4조)을 두고 “횡성군 발전을 위하여 군정 시책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적극 참여와 협력”에 대한 증빙이나 평가, 계량이 곤란한, 있으나마나한 규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횡성군의 인재육성장학기금 모금사업과 관련하여, 출향기업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행사에 적잖은 예산이 쓰이기도 했지만, 장학금 후원으로 ‘보답’한 출향민(단체)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출향군민지원조례가 자칫 ‘먹튀 고향방문단’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횡성군민의 날’과 별도로 ‘출향군민의 날’을 제정하고 행사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횡성주민’으로서의 동질감과 연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횡성군민의 날’을 함께 기념하는 방안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향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큰 출향군민에 대해 ‘포상’ 또는 ‘대우’할 필요가 있다면, ‘포상조례’ 등 이미 만들어져 있는 법령을 활용할 수도 있는 일이다.
횡성군은 일부 출향군민들이 고향방문을 위한 지원 등을 꾸준히 요청해 온 것도 조례제정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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