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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한옥의 재발견/ “나는 천년의 우리네 집을 짓는 목수다”2. 전통장인에게 듣는 한옥시공
“집주인은 나무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편수는 그 원리에 배를 띄우듯 집을 지어야”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03.11|(0호)

 

 

▲ 한옥은 소나무로 짓는 것이 통례로 70%의 나무와 30%의 돌과 흙으로 구성된 자연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사진은 강화도의 개인주택 학사제.

 

 

“집주인은 나무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편수는 그 원리에 배를 띄우듯 집을 지어야”


 소나무와의 인연은 내게 목수라는 천직을 갖게 했고 나는 수많은 나무와 소통을 통해 한옥이라는 영조물을 세상에 만들어 내고 있다.
 나무는 자연 속에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대상이다. 단순한 무생명의 대상이 아니고 인간처럼 숨쉬고 자연에 있는 인간과 다른 대상이다. 그래서 한옥을 지을 때 집주인과 사용되는 나무의 만남을 인연이라 말하기도 한다.

 

 

한옥의 공정은 나무를 고르는 일로 시작해

 

 소나무와 도편수의 인연은 끊임없이 소통하며 조영하는 인연이고, 집주인과 도편수의 인연은 한옥이라는 집을 세상에 내 놓는 인연이다. 또 집주인과 그 집의 나무는 평생 함께 살아가는 인연을 갖게 된다. 무릇 세상에는 인연이 아닌 것이 없는 듯하다. 
 인연으로 시작된 한옥의 공정은 나무를 고르는 일로 시작해 집터 정하며 시작된다. 한옥은 70%의 나무와 30%의 돌과 흙으로 구성된 자연의 집합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숭례문 복원과 관련해 수많은 언론에서 나무의 갈라짐과 변형에 대한 부실공사에 대해 비난과 검찰의 조사까지 이뤄진바 있다. 그러나 정작 무혐의로 판결난 나무의 갈라짐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나무에 대한 이해에 있다. 기본적으로 나무의 갈라짐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알아야 한다. 나무의 갈라짐이 부실재료라는 말은 MDF(나무를 갈아서 접착제와 혼합해 압축해 만든 재료)를 나무로 이해하는 황당한 일에서 시작된 것이다.
 나무는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수분의 함량에 따라 갈라짐과 변형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구조재로 쓰이는 나무의 수분을 최소화해야 변형이 적기 때문에 나무 고르는 일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나무를 벌목해 몇 년을 건조시켜 건축재로 쓰곤 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현실적으로 몇 해씩 나무를 건조할 수 없기 때문에 건조기를 통해 인위적으로 수분을 낮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건조기를 통한 함수율의 조정도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따라서 원재의 선택이 중요하고 목재의 원리를 이해한 한옥시공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좋은 한옥을 지을 수 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억지로 맞춘 틀의 구조는 금새 변형되기 때문에 집을 지을때는 더없이 유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좋은 나무와 인연은 좋은 집을 만드는 필수적 조건

 

“나무의 성장은 내부에 자라나는 것일까. 아니면 외부에서 자라나는 것일까.” 많은 이들이 이같은 질문에 답하기 앞서 고민을 한다. 그리고 “내부에서 자라나기 시작해 성장한다”라고 틀리게 말한다.
 나무는 외피가 만들어지고 그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매년 반복되는 외피의 성장은 나무의 나이테를 형성하며 나무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간단하지만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나무의 성장에 대한 이해와 함께 나무의 벌목도 이뤄진다. 벌목은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나무의 수분이 뿌리로 내려가고 난후 벌목을 해야 수분이 적은 목재를 얻을 수 있다.
 모양새가 아무리 좋은 나무라 해도 봄이나 가을에 벌목한 나무에는 수분이 많다. 수분에는 각종의 무기질이 축적돼 있어 해충 등의 피해로 나무가 쉽게 상하게 됨으로 수분의 함율이 높은 나무는 피하는 것이다.


 나무는 봄에 자라고 여름에 광합성 작용을 진행하며 내부에 짙은 갈색 무기질의 송진을 함유하게 된다. 송진의 함율이 많을수록 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습기에 강하다. 이런 이유로 송진이 많은 나무로 지은 집이 오래가는 것이다.
  집주인은 나무가 변해가는 원리를 이해하고 도편수는 그 원리에 배를 띄우듯 집을 지어야 오래가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물리적 힘을 통해 시공하는 공사방법은 한옥을 짓는 방법으로 맞지않다.
 세상에는 천재(天材), 인재(人材), 목재(木材)의 상으로 사람을 볼 수 있다. 천재(天材)는 하늘과 소통하는 사람으로 종교인을 말하며, 인재(人材)는 사람과 교통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상이다. 마지막으로 나무와 공생하는 목재(木材)의 상이 있다. 도편수와 같이 나무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집주인도 집을 지을 때는 목재의 상으로 삶을 사는 사람이 돼 집을 지어야 한다. 나무와 함께 지내는 동안 만드는 집의 인연은 평생함께 살아가는 인연이 되며 만들어진 집의 철학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나무는 인연이라는 고리에서부터 상의 유형학적 분류까지 나누며 집을 지을 때 중요한 요소가 된다. 좋은 나무와 인연은 좋은 집을 만드는 필수적 조건이라 말할 수 있다.

 

 

 

 

 

 

<필자 이광복 도편수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부이사장)>
창덕궁 존덕정 복원, 낙산사 빈일루 복원, 종묘 영연전서문 등 복원
봉은사 수각, 강화 학사제, 평창 백덕제, 잠실 불광사, 화계사 동종각 등 신축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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