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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명패 던지며 항의사건발생횡성군예산으로 운영...기자실 설치근거없고 이용율도 낮아
이창조 기자 | 승인 2015.04.07|(0호)

▲ 횡성군청 기자실. 횡성군이 예산을 들여 운영하지만 이용하는 기자는 거의 없다.

 지난 3월 20일 횡성군청 3층 기획감사실에서는 ㄱ기자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통신사소속인 ㄱ기자는 군청 3층에 있는 기자실 책상에 몇몇 언론사들의 이름표만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자 이를 모두 떼어들고 찾아가 바닥에 내던지며 항의했다.

 횡성군청 기자실에는 모두 다섯 개의 칸막이 책상이 놓여 있는데, 최근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 KBS, MBC, G1 등 다섯 개 언론사의 이름표가 책상마다 붙여졌다. 이른바 ‘주재기자’와 ‘출입기자’로 분류하는 횡성군의 언론구분에 따르면, ‘주재기자’들의 ‘지정석’이 마련된 셈인데 ‘출입기자’에 해당하는 ㄱ기자가 화가 난 것이다. ㄱ기자는 “이름표를 다 떼어 버리던가, 내 자리도 만들던가, 아니면 지정 책상을 다 없애고 브리핑룸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횡성군측은 “이름표를 붙인 것은 기자들 스스로 결정한 것이며, 횡성군은 기자실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자실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횡성군은 기자실 운영을 위해서는 매년 1400여만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기자들을 위한 각종 자료와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기간제 직원 1명의 인건비와 난방비, 비품비 등에 쓰이는 예산이지만 횡성군이 기자실을 운영해야한다거나 기자실운영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한마디로 관행이다.

브리핑룸으로 전환은 횡성군 몫


 그동안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횡성군 기자실 직원의 인건비와 비품비 등을 부담해 왔다면  기자실 운영권한이 어느 정도는 언론사나 기자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횡성군 예산이 전액 사용되는 만큼 기자실운영권한이 없다는 횡성군의 입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횡성군에 기자실이 과연 필요한가도 의문이다. 횡성군이 고정 책상을 제공한 언론사들 상당수가 가뭄에 콩나듯 기자실을 잠깐 이용할 뿐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단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취재가 필요할 때만 횡성에 오는 경우도 많고 해당 언론사 지국이나 사무실에서 기자업무를 보면 되기 때문이다. 취재에 필요한 횡성군자료는 해당 부서에서 직접 취재하면 충분하다.

 기자실은 전국각지에서 끊임없이 폐해가 지적되어 왔다. 지자체가 홍보, 언론사편의제공 등을 이유로 기자실과 개인책상을 제공하며 기자들을 줄세우고 기자들은 이에 편승해 지자체와 유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대접’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언론의 ‘갑질’ 창구가 되어왔다는 이유로 중앙정부 내 출입기자실을 전격 폐쇄하고 브리핑룸으로 전환시킨 바 있다.

▲ 원주시청의 브리핑룸. 시정홍보와 기자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들도 사용이 가능하다.

 지자체의 의지와 언론의 자정노력으로 강원도에도 기자실을 없애고 브리핑룸만 운영하는  지자체들이 있다. 원주시의 경우 언론사별 지정석을 두는 기자실을 없애고, 누구나 빈 책상에 앉아 기사작성과 취재업무를 볼 수 있는 구조의 브리핑룸을 운영하고 있다. 브리핑룸은 원주시뿐 아니라, 원주시내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도 열린다. 즉, 원주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브리핑룸을 원주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폐쇄적인 기자실과 달리 개방적 형태로 운영되는 브리핑룸은 언론사를 대상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횡성군의 홍보를 진행할 수 있다. 횡성군민들에게도 개방해 예산을 군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효과도 있다. 브리핑룸으로 전환하는 것은 횡성군의 몫이다. 문제는 의지다.
  횡성군 ‘주재기자 중 기자실 이용이 잦은’ 한 기자도 브리핑룸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기자단이 아니라 횡성군이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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