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횡성군청을 출입하는 한 기자가 횡성군청 기자실 책상에 있던 다른 언론사 명패를 기획감사실 바닥에 내팽개치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정 언론사에게만 책상을 고정배치한 것에 항의하자 횡성군은 “이름표를 붙인 것은 기자들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소는 횡성군이 제공하지만 기자실 내부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횡성군이 기자들에게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상 등 가구와 비품도 횡성군의 예산으로 구입한 것이고 상주 인력과 냉난비에서 음료까지 기자실의 모든 운영비는 횡성군의 예산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예산은 법적인 근거를 갖추고 사용되어야 한다. 공간을 제공해 기자들의 사용을 허락할 수는 있지만 인력과 운영비를 횡성군 예산으로 배정해야 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 게다가 특정 언론사기자들만의 독점적 공간으로 사용되어서도 안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횡성군은 물론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정책과 관행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기자들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관행이라는 이름아래 유지되어 왔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실이 꼭 필요한가도 의문이다. 언론환경이 바뀌면서 더 이상 기존의 기자실은 무용지물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언론사도 많지 않고, 교통불편으로 기자가 출입현장에 상주할 공간이 필요한데다가 공중전화나 유선전화에 의지해 기사를 송고해야 했던 시절에 기자실은 독자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큰 역할을 해왔다.
기자들이 업무보조를 위해 자체적으로 보조인력을 공동으로 채용하고 인건비를 분담하는 등 양심적으로 운영되어진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통신환경의 발달로 컴퓨터는 물론 손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교통의 발달로 언론사와 현장을 오가는 일이 어렵지 않은 시대다. 5개 언론사를 위한 책상이 있지만 횡성군 기자실을 이용하지 않는 기자가 더 많다.
인터넷 언론사를 포함해 수많은 언론사들이 생겨난 상황이다 보니 언론자유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 횡성군이 책상을 제공해야할 언론사가 한둘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기자실 운영방식에서는 다른 기자의 명패를 횡성군청 바닥에 내팽개치며 항의하는 사건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도 없고 법적 근거도 없는 기자실예산과 운영방식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계속되어져서는 안된다. 횡성군이 정책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기자들과의 업무공간이 필요하다면 횡성군의 목적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될 일이다. 변화된 언론환경을 고려해 많은 지자체와 기관에서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하는 이유다.
기자들에게도 폐쇄된 기자실에서 횡성군의 언론줄세우기에 편승해 안주하지 않고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횡성주민 누구나 언론에 자신의 주장이나 입장, 고충을 전할 수 있는 횡성주민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기자실 책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자들의 눈치를 봐야할 이유도 없다. 횡성군 기자실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자 역시 “브리핑룸으로 바꾸는 것은 횡성군이 알아서 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횡성군이 기자실 운영을 전면 재검토하고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바꾸는 일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