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한의학박사. 이현주한의원장)“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만,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정답은 있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계몽시대의 정치학자였던 몽테스키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지나친 다이어트로 유지하고 있는 건강은 질병과 같다.” 먹는 것이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귀족계층에 한정된 이야기이겠지만 다이어트는 300여 년 전에도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유행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말에는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몽테스키외의 말과는 달리 그 말의 배경이 비록 처참하긴 하지만 삶에 있어 먹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면서 한편 먹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에게는 식욕, 성욕, 명예욕 등 세 가지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삼일 굶어서 남의 담 넘지 않는 사람 없다.’라는 말처럼 식욕이 가장 큰 욕구입니다.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먹는다는 것은 단지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식도락’이란 말에서처럼 삶에 꼭 필요한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민족 혹은 국가 또는 지역마다 저마다 독특한 음식들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먹는 것이 단지 살기 위한 방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100세시대, 무병장수 등의 구호들이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먹는 즐거움을 억누르고 때로는 죄악시 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졌습니다.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을 거치면서 우리의 환경과 우리의 체질에 잘 맞게 발전해온 음식문화 속에 잘 자리잡아온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들이면서 세계적으로 건강식이라고 손꼽히는 음식들조차도 질병을 유발하는 못된 음식으로 치부하면서 적게 먹거나 혹은 먹지 말라는 권고를 하곤 합니다. 더 나아가 내일 모레면 돌아가실 수도 있는 분들에게 조차 아무 것이나 입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지 못하게 협박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기도 합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과일조차 맘 놓고 먹지 못하게 하고,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소금섭취를 극단적으로 적게 하도록 하고, 고지혈증이 있다고 해서 맛있는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합니다. 과일과 공장에서 만든 과일쥬스는 전혀 다른 음식입니다. 고혈압의 원인이 나트륨일지는 몰라도 소금이 고혈압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소금은 단지 소금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맛을 좋게 하면서 수많은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김치조차 단지 짜다는 이유만으로 먹지 말라고 하고, 된장이나 간장과 같은 발효음식들조차 그 속에 들어있는 인체에 유해한 극 소량의 물질들(그걸 꼭 찾고 말겠다는 탐구심에 경의를 표합니다.)때문에 건강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특정 식품이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무병장수에 꼭 필요한 것처럼 광고합니다. 소위 ‘병주고 약주고’가 딱 들어맞는 상황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만,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정답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땅에서 나는 모든 먹을 것들을 고루고루 맛있게 먹는 것이야 말로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이 아닐까요.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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