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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음식으로 인한 질병은 몇몇 제외하고는 바로 나타나지 않아[이현주한의사의 세상살이 진맥]
이현주 한의학 박사 | 승인 2012.05.07|(0호)
이현주 (한의학 박사. 이현주한의원장)

차가운 음식으로 인한 질병은 몇몇 제외하고는 바로 나타나지 않아

이제 5월인데 한낮이면 날씨가 제법 무덥습니다. 아이스크림, 냉면이 생각나는 계절이 찾아온 것이지요. 갈증이 나서 마시는 물조차 찬데, 아이스크림, 청량음료까지 찾게 되는 게 우리들의 여름철 일상이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냉면이나 막국수 같은 겨울철 음식들이 뜨거운 한 여름의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지요. 

한의학에서는 질병발생의 주요 원인의 하나로 먹고 마시는 것에서 과식생랭(過食生冷) 즉, 찬 것이나 날 것을 지나치게 먹는 것을 꼽습니다. 일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나면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고 해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 등 자각증상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아! 내가 일을 조금 무리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차가운 음식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은 몇몇 질병을 제외하고는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라는 속담처럼 찬 음식의 섭취는 오래도록 쌓이고 쌓여서 질병의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의 병증은 찬 음식 때문입니다.” 라는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찬 것이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당한 온도까지 따뜻하게 데워줘야 합니다. 뱃속에 얼음 혹은 얼음물을 그대로 두고서는 살 수가 없으니까요. 따뜻한 음식을 먹었더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나 더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만큼의 에너지 혹은 혈액이 다른 곳 즉 손이나 발, 혹은 코와 같은 곳으로 충분하게 가지 못하게 되어서 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한여름에 찬 것을 먹기 위해서는 깊은 우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먹는 정도였는데 물물의 온도는 기껏해야 평균 12도 정도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결코 차다고 말하기 어려운 정도인데도 질병발생의 큰 원인 중의 하나로 과식생랭을 꼽고 있는 것입니다. 우물물의 온도는 12도 내외에서 사계절 큰 변화가 없지만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에는 속이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되어서 냉면과 같은 찬 음식을 먹어도 좋지만 여름이면 속이 상대적으로 차갑게 되기 때문에 찬 음식을 먹게 되면 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냉장고는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는 데는 유리한 것이 틀림없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찬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증들로는 여성들의 경우 월경통, 불임, 습관성유산 등을 들 수 있고, 그 외에 만성소화불량, 두통, 견비통, 수족냉증, 만성설사 등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몸이 찬데 찬 것을 먹으면 폐를 상한다고 합니다. 코는 폐의 기능계의 한 부분입니다. 알러지성 비염도 가장 큰 원인은 찬 것을 많이 먹는 것에 있습니다. 암세포도 35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증식을 한다고 합니다.

냉면은 함경도의 함흥냉면, 평안도의 평양냉면이 유명합니다. 모두 한겨울 만물이 꽁꽁 얼어붙었을 때 먹던 겨울철 음식이지요. 더울 때 먹는 음식이었다면 제주도나, 목포, 부산에서 냉면이 발달했을 것입니다. 여름철음식은 따뜻한 성질의 삼계탕, 장어국 등이 제격입니다.

에어컨 덕분에 한 여름에 오히려 춥게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 여름부터는 날이 더울수록 따뜻한 음식을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이현주 한의학 박사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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