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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한옥의 재발견 "나는 천년의 우리네 집을 짓는 목수다"전통장인에게 듣는 한옥시공 3.집터 다지기.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04.21|(0호)

 

 

▲ 땅다짐을 위해 달고질하는 모습

 


"단단하지 않은 지반은 상부하중을 못버티고 침하를 통해 집을 기울게 하는 등 구조결함의 결정적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땅다짐은 중요하다."

 

 한옥은 산세의 흐름 맞춰 그 터를 고르는 일에서 시작한다. 산세의 흐름이 갖는 의미는 시대의 변화 그리고 환경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오래전 우리가 생활하던 공간에는 많은 부분이 산들과 어우러져 있었기 때문에 그 공간적 어울림은 산이라는 상징적 존재로 함축되어 표현된 것이다. 현대의 시대에 있어 한옥의 터고름은 과거에 통용하던 배산임수 위치를 찾아 집터를 만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대에 있어 산세의 흐름에 맞는 한옥의 위치와 모양새는 시대적 환경과 공간적 현실에 맞춰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해 볼 수 있는 말이다.

 집터를 고르고 그 땅에 인연을 확정 지으면 마련한 목재 재료와 함께 공사의 시작을 하늘과 땅에 알리고 사고없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기원을 올린다. 그 처음은 개기식(開基式)인데 건물의 터를 처음으로 연다는 의미에서 개기(開基)라 한다. 개기식은 도편수와 목수들이 주관하고 건축주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개기식(開基式)은 땅을 주관하는 지신에게 터의 주인으로 인연하여 그 땅에 살게 됐음을 알리는 텃고사와 한옥공사의 가장 많은 공정을 차지하고 있는 목수들이 모든 분야의 장인들을 대표해서 공사 시작을 알리는 모탕고사를 지낸다.
   
 개기식(開基式)을 마무리하면 터와 주변의 세를 따져 집의 좌향을 잡는 것으로 공사는 시작된다. 이때 건물의 좌향(건물이 놓일 방향과 위치)이 확정되면 건물의 기초가 되는 곳의 땅다지기를 먼저 시작한다. 집의 무게는 기둥과 초석을 통해 땅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땅은 상부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견딜만큼 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단하지 않은 지반은 상부하중을 못버티고 침하를 통해 집을 기울게 하는 등 구조결함의 결정적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땅다짐은 중요하다.

 지금은 중장비를 통해 쉽게 땅다짐을 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달고(달구)라는 연장을 통해서 땅을 견고하게 다졌는데 이를 달고질 또는 지경닫기라고 한다. 달고라고 일컽는 연장은 돌이나 나무로 만드는데 돌로 만들어진 것을 돌다고, 나무로 만들어진 것을 나무달고라 한다.

돌달고는 절구통 같이 생긴 돌에 동아줄을 묶어 여러명이 함께 달구질을 하는데 보통은 11명으로 구성돼 좌우에 5명씩 10명이 달고질을 하고 한명은 작업의 흥을 돋구기 위해서 장구치고 소리메김 한다. 이때 하는 노래가 지신밝기 노래다. 조선시대에는 달고패라는 달고질만 전문적으로 하며 다니는 패거리도 있었다.

 현대에는 콘크리트를 기초삼아 건물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나 과거에는 달고질을 하기 전 기초를 보강한 후 달고질을 했다. 아직도 문화재내 일부의 한옥시공에서는 전통의 기초방식을 통해 땅을 보강한다.

 기초는 토축기초, 입사기초, 적심석기초, 회축기초 등의 방법이 있다. 토축기초는 민가나 작은 규모의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초석이 놓일 자리에 달고질을 통해 땅을 다지는 간축법과 웅덩이를 파고 흙을 채워가며 당고질을 통해 땅을 다지는 석저간축법이 있다. 입사기초는 생땅이 나올 때까지 기초자리에 웅덩이를 파고 모래를 일정부분 붓고 달고질하고 다시 모래를 붓고 달고질을 되풀이 해서 땅을 다지는 방법으로 현대건축에서도 이용되는 방법이다.
적심석기초는 생땅이 나올때 까지 웅덩이를 파고 자갈을 넣고 흙을 넣어 다지고 다시 자갈을 넣고 흙을 넣어 다지는 방식을 되풀이해서 기초를 다진다. 이때 아래쪽에는 굵은 돌을 넣고 올라올수록 작을 돌을 흙과 섞어 사용한다. 이런 적심석 기초는 건물뿐 아니라 성곽 및 석조물 등에도 사용되며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기초의 종류다.

그 외에 웅덩이 속에 장대석을 ‘井’자형으로 쌓아 올려 기초하는 방식의 장대석기초가 있고 생석회, 진흙, 세사를 섞어서 기초를 다지는 회축기초가 있다. 회축기초는 건물의 기초보다는 방수를 필요로 하는 성벽 외곽의 퇴박석 아래쪽이나 송성위 바닥면에 주로 사용되었다.
                                     

 


필자 이광복 도편수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부이사장)
창덕궁 존덕정 복원, 낙산사 빈일루 복원, 종묘 영연전서문 등 복원
봉은사 수각, 강화 학사제, 평창 백덕제, 잠실 불광사, 화계사 동종각 등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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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 한옥의 문화적 가치와 재평가 / 박경철 국장(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2~9. 전통장인에게 듣는 한옥시공 / 이광복 도편수(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10. 한옥건축 지원제도의 현황 / 신치후 박사(총리실 국가한옥센터)
11. 한옥 그리고 횡성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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