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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늦은 비에 지고[함께읽는 시]
횡성 우천면 최보정 | 승인 2012.05.07|(0호)


목련은 늦은 비에 지고

                                                                      최보정

치악산 한의원 뜰 앞
늙은 목련나무
퉁퉁 부어오른 봄을 업고
정수리, 이마 꽃으로 치장했더니
몸통은 전봇대로 갸우뚱
봄도 한 뼘이나 기울어졌다 

간밤
검은 매지구름 몰려오고
목련은 무슨 결심을 했는지
너른 마당은 침상이 되어
꽃잎들 하얗게 누워있다

머리 허연 할머니
정수리에 침을 꽂고 사이사이 부황 뜨고
뜸까지 얹어 자욱한 연기 속에 누웠다

저 꽃도 한 시절 봄을 피우고
눈이 부셨으리라
향기가 다 빠져버린 노인들
자식들 앞세워 온몸 치장이다 
 
뜸뜨던 자욱한 연기는 사라지고
꽃 진 자리가 파랗다.
 

 

횡성 우천면 최보정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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