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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도 지역라디오방송이 있다. ‘뻔뻔(fun fun)한 우리동네’라는 수식어를 붙인 횡성섬강라디오는 주민들이 스스로 제작하는 방송으로 개국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20일 첫 방송을 내보낸 섬강라디오는 평일 저녁 7시에서 9시 사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디서든 청취할 수가 있다.(세이캐스트 saycast.sayclub.com 로 접속해서 섬강라디오를 검색해 청취하면 끝!)
금요일 저녁 7시~8시 <행복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김태훈 씨제이(CJ, 싸이버자키)는 “내가 아는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방송에 참여했다고 한다. 김 씨제이는 다양한 일화를 찾아 소개하기도 하는데, 4월 24일 방송에서는 배우 류승룡 씨의 이야기와 세계적인 팝가수 스티비 원더의 사연을 소개했다. 때로는 운동하는 방법에 대해, 때로는 신간서적을 소개하는 등 ‘공유’하고 싶은 정보를 부지런히 찾아다닌다. 8시부터 9시까지는 새로운 씨제이가 진행을 맡는다. 웰리힐리에 함께 근무하는 황은진·김명숙 씨제이가 <영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영화와 삽입곡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어떤 날은 ‘슬픈 영화’, 어떤 날은 ‘가족’과 같은 주제별로 한 시간의 내용이 채워진다.
이처럼 섬강라디오에서는 매 시간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각기 다른 개성의 씨제이들을 만나게 된다. 월요일이면 시를 감상하게 되고, 수요일이면 클래식 소품의 역사를 따라갈 수가 있다. 씨제이들의 개성에 따라 특징적인 모습들도 나타나는데, 김태훈 씨제이는 청취자들에게 상품을 보내주는 것으로 부러움을 산다. 횡성의 농축산물사업단이나 새마을금고, 한전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신청곡을 보낸 청취자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다. 정재영 씨제이는 게스트를 초청해 라이브연주회를 몇 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정 씨제이는 “누구든 라이브연주를 원하는 사람은 스튜디오로 초청할 것”이라고 했다.
“들어주는 사람 한분 한분이 소중합니다”
섬강라디오의 씨제이들은 모두가 1인3역이다. 라디오방송에 필요한 엔지니어, 작가, 디제이의 역할을 혼자서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는 어려움도 큰데, 매주 방송대본을 쓰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항상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 않으며, 콘티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하루가 꼬박 지나가기도 한다. 김은주 씨제이는 “책도 인터넷도 많이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선곡’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 시간의 방송을 위해, 열곡 남짓의 곡을 결정하기 위해, 씨제이들은 틈나는 대로 음악을 듣고 또 들어야 한다.

▲ 스튜디오에 모인 섬강라디오 1기 씨제이들.
씨제이들에게 가장 힘이 나는 순간은 청취자들로부터 사연과 신청곡이 올라올 때라고 한다. 누군가 자신의 방송을 들어준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뿌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섬강라디오를 청취하는 이들의 수가 많지 않아, 아직 양방향 방송이 되기엔 부족하다.
섬강라디오 방송국장을 맡고 있는 정재영 씨제이는 “씨제이들은 전혀 받는 것 없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방송을 하는데, 결방한번 없이 온 것에 감사한다. 그러나 6개월쯤 지나고 보니 재충전도 필요한 것 같다. 혼자서 콘티도 짜고 섭외도 하고 선곡도 하다보니 방송소재가 고갈되고 그래서 재충전이 필요한데, 방송인들과의 만남같은 연수를 생각하고 있다. 방송시간이 다르다 보니 같이 모일 기회가 별로 없는데, 1년에 한두 차례 재교육 기회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섬강라디오는 지난 4월 제2기 방송요원 신청자를 모집해 방송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다. 1기 17명의 씨제이들에 이어 새로운 씨제이들이 충원되는 것이다. 2기 방송요원 모집에는 1기와 다른 큰 특징이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참여의 문을 열어준 결과, 대동여중에 다니는 5명의 청소년들이 함께 방송교육에 참가한 것이다. 청소년들의 파워는 어른들이 넘지 못한 ‘청취율’의 벽을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를 일이다.
▲ 2기 방송요원들이 방송진행교육을 받고 있다. 앞줄에 나란히 앉은 청소년들이 대동여중 학생들이다.
해도 길어졌고 날도 포근해진 이때, 평일 저녁 7시에서 9시 사이, 횡성종합운동장으로 산책을 나가 보시라. 운동장 주변으로 흘러나오는 섬강라디오의 방송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원한다면 스튜디오 안의 씨제이에게 직접 신청곡을 전달할 수도 있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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