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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탐방] 복싱을 즐기는 사람들‘헝그리 정신’ 대신 ‘다이어트’가 대세
이창조 기자 | 승인 2015.05.27|(0호)

 

 

▲ 학생을 지도 중인 임중규 관장(왼쪽)



5월 3일 온갖 요란을 떨어가며 열렸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간의 세계 웰터급 통합타이틀전은 어처구니없는 ‘세기의 졸전(拙戰)’으로 끝났지만, 오랜만에 국내 TV를 통해 복싱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박찬희-김태식-장정구-유명우로 이어지던 세계챔피언들의 활약과 레너드-헌즈-헤글러의 삼각대결에 열광하던 세대들에겐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사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복싱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이종격투기에 밀려 존재감마저 희미해진 것처럼 보이는데 복싱은 어떻게 그 맥을 유지해 가고 있을까.
시대의 변화 속에서 복싱의 상징은 ‘헝그리 정신’에서 ‘다이어트’로 변화했고, 그 현장과 사람들을 횡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횡성읍 교항리에 위치한 횡성복싱레져클럽(관장 임중규)을 찾아가면, 줄넘기와 스텝 연습에 한창인 젊고 어린 복싱인들을 만나게 된다.

 
각종 도내 대회서 우승
남녀 학생부터 어른까지 즐겨

고등학교 1학년인 김민수 군은 “멋있어 보이고 재밌을 것 같아서 복싱을 시작했다”고 했다. 같은 학년의 김찬희 학생은 이미 3년 넘게 복싱을 해온 ‘선수’다. 중학생 때는 강원도대회에서 우승하고 전국소년체전에도 다녀왔다. 김 군은 “힘든 만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찬희 군의 동생 찬민(중1) 군도 “형 따라” 체육관에 나오고 있다.


안흥고 2학년 이슬기 학생은 올해 1월 복싱에 입문했다. 슬기 양은 “다이어트하려고 시작했고,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꾸준히 하게 된다”고 했다. “체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몸에 라인도 생기고 탄탄해졌다”는 슬기 양은 “어릴 때는 뛰는 거 정말 싫어했고 줄넘기를 100개도 못했었지만, 지금은 하루에 700개 정도 줄넘기를 한다”고 했다. 날마다 운동을 하는데 하루라도 빠뜨리면 허전하다는 말과 함께 “실력 비슷한 사람과 스파링(연습경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복싱을 즐기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횡성군은 강원도에서 아주 복싱을 잘하는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4월 열렸던 강원도 소년체육대회에서 횡성군은 복싱 종목에서 3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도 고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만 체육관을 찾는 것은 아니다. 안흥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심석후(43) 씨도 날마다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긴다. 심석후 씨는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젊고 탄탄한 외모를 가졌는데, 1년 전 110kg였던 체중을 30kg 가까이 뺀 결과라고 했다. “6개월간은 기본기 연습만 하다가 그 다음부터 샌드백을 한 시간씩 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살이 빠지는 게 바로바로 느껴졌다”는 심 씨. 오랜만에 병원을 찾아온 어르신들이 몰라보게 살이 빠진 심 씨의 모습 때문에 “어디 아팠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나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 “터뜨려보자”는 마음으로 날마다 30분 이상 샌드백을 두들긴다는 심석후 씨. 심씨는 복싱을 시작한 뒤 체중이 30kg줄었다.

임중규 관장에 따르면, 현재 횡성의 복싱인구는 60~70명 정도. 복싱특기생으로 대학 체육학과를 다닌 뒤 직장생활을 했던 임 관장은 퇴사 후 “복싱을 살려보겠다”는 생각으로 2011년 체육관을 열었고, 지난해 창립한 횡성군복싱협회(회장 김명오)의 전무이사도 맡게 됐다. 복싱경기가 너무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임 관장은 “보호장구를 하고 규칙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깨끗한 스포츠”라며, “복싱에는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반복연습에 따른 지루함을 넘어서면 얼마든지 재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복싱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들린다. 횡성군복싱협회가 주최하는 횡성한우배 전국복싱대회가 오는 9-10월경 열릴 예정이다. 횡성에서 생활체육인 복싱대회가 열리는 것은 20년 전 도민체전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문의 : 횡성복싱레져클럽 010-3908-0999.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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