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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조 고른기회배움터교사 |
아이들과의 지난 1년 사이, 난 여러 면에서 당혹감을 느끼곤 했다. 노트와 교재를 가져오라는 거듭된 당부와 으름장에도 아랑곳 않고 빈손으로 오는 아이들. 수업 중에 틈만 보이면 스마트폰에 시선을 돌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분명, ‘가르쳐 이끌어야 할’ 선생의 입장에서 큰 숙제였다. 그러나 나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이 두 마디였다. “선생님 배고파요.” “선생님 저녁 사주세요.” 한두 번 지갑을 열어보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내 선택은 ‘외면’이었다.
학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은 정규수업을 마친 뒤, 오후 5-6시 사이에 배움터로 모인다. 배움터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저녁 7시-8시. 아이들은 그로부터 30-40분 후에나 늦은 저녁을 먹게 될 터다. 어른인 나도 배가 고픈데 아이들은 얼마나 배가 고플까.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컵라면을 들고 배움터로 모인다. 집에 갈 때까지 공기만 마시는 아이도 물론 있다. 한창 잘 먹고 싶고 잘 먹어야 할 13-15살 아이들이, 그렇게 ‘때우고 버티는’ 것을 어찌 해야 하나.
열악한 환경인데도 배움터에 오는 친구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들 왈 “혼자서는 모르는 것이 생겨도 해결할 수가 없어서요”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면 더 집중할 수 있어서요” “집에 가면 게임만 하거든요” “집에 가는 버스 시간까지는 어차피 갈 데가 없어요” 물어보는 선생님 기분 좋으라고 하는 답도 있는 것 같아서 액면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이들이 배움터로 모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이들이 배움터로 모인다는 것···
그저 저녁을 먹기 위해 오는 아이들도 안아줄 수 있어야
학업욕구 때문이든 갈 곳이 없어서든. 바라건대, 배움터는 공부하고 싶어서 오는 아이들뿐 아니라, 그저 저녁을 먹기 위해 오는 아이들도 안아줄 수 있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의 배움터는 그럴만한 재정능력이 없다. 학부모들이 간식거리를 마련해주기도 하지만 부모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다.
횡성군은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따로 모아 ‘방과후 영재교육’을 시키고 있고, 거기에 상당한 예산을 지출한다고 한다. 배움터의 아이들은 그곳에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이다. 나는 궁금해졌다. 영재교육을 받는 아이들에겐 어떤 저녁 혹은 간식이 제공되는지가. 그리고 의견을 듣고 싶다.
배움터의 아이들에게도 적절한 간식을 제공해야 한다면 그건 누구의 몫인지에 대해.
이창조 고른기회배움터교사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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