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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천고의 자전거로 떠나는 향토역사 기행 (1)
현천고 최일선 | 승인 2015.05.28|(0호)


 지난 4월 횡성의 새 식구가 된 현천고 학생들이 5월 13~14일 1박2일간 <자전거로 떠나는 향토역사 기행>에 나섰다. 하루 60km가 넘는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횡성지역의 여러 역사유적지를 탐방한 현천고 학생들은 소중한 감동과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12명의 교사와 횡성경찰서 및 관내 각 지구대 소속 경찰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길가의 주민들은 박수로 반겨주었다. 이창성 교사는 “처음에는 갈등도 있었고 힘들 때마다 짜증을 내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주는 모습을 보며 이 기행은 이미 그 목적한 바를 넘어서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역사기행을 마친 학생 2명의 이야기를 2회에 걸쳐 들어본다. [편집자주]

최일선(현천고 1학년 1반)


아무도 모르게 땀하고 눈물하고 함께 흐르기도

솔직히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자전거를 잘 타지도 못하거니와 힘든 거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으니까. 그래도 시간은 흘렀고 걱정되는 얼굴로 통합기행이 시작됐다. 학교에서 자전거 연습을 할 때부터 엉덩이에 멍이 들어서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너무 아팠는데 통합기행 내내 어떻게 참았는지 참 신기하다.

통합기행을 그나마 해야겠다고 생각 들게 한 것은 풍수원성당과 6.25참전기념탑에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기행 중에는 힘들어서 집에만 가고 싶었다. 학교에서 출발할 때부터 내가 선두 바로 뒤여서 너무 긴장되었다. 왜냐하면 앞에 아이가 멈추면 뒤에 애들도 다 멈춰서 함께 걸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셔서 맨 뒤에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의 애들한테 피해주기 싫어서 엄청 열심히 달렸다. 달리면서 힘들고 뒤쳐질 때마다 선두인 친구 구민이가 뒤를 돌아보며 ‘일선아 힘들어.’라고 해주고 속도를 맞춰주면서 힘을 낼 수 있게 해 주었다.

힘들어서 선생님 차에 타게 되었고 차를 타고 점심을 먹을 식당까지 가는 길 내내 애들한테 미안하고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점심 먹고는 다시 힘을 내서 탔지만 또 중간에 천식 때문에 힘들어서 차를 탔다. 차를 타고 풍수원성당에 갔다. 언덕을 올라가서 아주 한적한 곳에 있는 아담한 성당이었다. 성당 앞 큰 나무 아래에서 역사선생님께 풍수원성당에 대한 역사를 들었고 다 같이 성당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각자의 종교에 맞게 기도도 드렸다. 내부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는 6.25와 관련이 깊은 곳이라는 사실에 너무 멋있어서 가슴이 뛰었다. 너무 피곤해서 잘 둘러보지 못하고 온 것이 아쉽다.

성당에서 내려와서 우리가 하룻밤을 지낼 동서울레스피아까지 가는 길 동안 또 힘을 내서 자전거를 탔다. 계속 내리막일 거라는 소리를 듣고 안심이 되었다. 먼저 동서울레스피아에 도착한 사람들은 앉아 쉬고 있다가 오는 사람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쳐 주었다. 박수를 치는 사람도 들어오는 사람도 모두 기쁘고 보람찬 기분이었다.

다음 날 아침밥을 먹고 다시 열심히 탔다. 점심 먹기 전까지는 그나마 길이 쉬워서 차 한번도 안 타고 달릴 수 있었다. 사실 천식도 그렇고 어깨도 아파서 아무도 모르게 땀하고 눈물하고 함께 흐르기도 했지만 완주하고 싶은 마음과 반장이라는 자리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6.25참전탑에 들려서 우리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설명을 듣고 묵념을 통해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항상 전쟁의 역사를 마주할 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안 나올 수 없다. 그날도 바쁜 일정에 빨리 빨리 지나갔지만 마음속에서 그렇게 느끼며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점심 먹고 너무 힘들어서 선생님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 중간에 쉴 때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내렸다. 계속 언덕이어서 도보이동을 했는데 내가 힘드니까 친구 호민이가 내 자전거까지 끌어주었다. 호민이는 부회장인데 욕도 잘하고 짜증도 잘 냈지만 그러면서도 제일 열심히 도와주고 말도 잘 들었다. 통합기행을 하면서 내가 제일 많이 느꼈던 것이 호민이의 성실함과 근면성이었다. 단지 말만 조금 험할 뿐이었다.

언덕을 다 올라가서 자전거를 타고 달려서 두 번째로 쉰 곳이 안흥찐빵 집 앞이었는데 애들이 먹고 싶다고 해서 선생님께서 사 주셨다. 즐거운 간식타임을 보내고서 나는 또 선생님 차를 타고 출발했다.

차에 타고 행렬 맨 뒤에서 애들이 가는 걸 보는데 정말 영화같았다. 힘들어도 같이 가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선생님들도 다 같이 자전거를 탔는데 힘들어하시는 거 보이는데 열심히 끝까지 타시려는 모습에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사실 이 글을 내가 쓸 자격이 있을까 많은 갈등을 했지만 미안한 마음을 느꼈던 것들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하니 써 보기로 했다.

이번 통합기행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힘내라고 앞뒤에서 외쳐주던 친구들, 여자애들 자전거 끌어주던 남자애들, 먹을 거 나눠주던 친구들까지 다 너무 너무 고마웠다. 이런 걸 느끼라고 이번 통합기행을 기획하신 것 같다. 보람 있었던 기행이었지만 죽을 것 같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다시 가라고 하면 생각이 필요할 듯싶다.

 

 

 

 

현천고 최일선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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