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보편(무상)급식이 중단된 고등학교 현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새 학기 초부터 학급의 담임교사들은 급식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학생들, 혹은 급식비 지원을 ‘신청한’ 학생들을 놓고 ‘선별(選別)’작업을 진행했다.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라 즉, ‘얼마만큼 가난한가’라는 기준에 따라 누구는 급식비 지원대상으로 뽑고, 누구는 스스로 급식비를 해결할 대상으로 구별하는 일이 4년 만에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교직원들은 급식비 지원대상에 관한 정보가 학생들에게 노출될까 조심 또 조심하는 상황이며, ‘선별’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줄지 모를 ‘자존감의 상처’ ‘위화감’이 자못 걱정스럽다고 한다. ‘선별급식’으로 되돌아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냐고 개탄하는 교직원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민선6기 횡성군수에게 선별급식을 재고할 의사는 전혀 없어 보인다. 올해부터 급식비를 새로 내야하는 고등학생의 규모는 약 750명. 이들에게 1년간 급식비를 지원할 경우 필요한 예산은 약 4억원이다.
그러나 얼마 전 470억원을 편성한 횡성군의 1차 추경예산에서 급식예산은 심지어 줄어들기까지 했다. 횡성군은 다른 지자체들에 비해 앞서서 ‘보편(무상)급식’을 실천한 선도적인 지자체였다. 그런데 민선6기는 그 공적과 명성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중대한 교육정책의 전환에 대한 횡성군민들의 반응이다. 학부모들이든, 교육자들이든, 소위 시민단체든, 아무런 반응도 없기 때문이다. 4년 전 횡성군의회 건물 앞에서, 거리에서 ‘보편(무상)급식’의 필요성을 호소하던 이들의 열정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태도변화’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4년 전 주장했던 ‘따뜻한 밥상’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어느 주민의 말처럼 ‘군수가 바뀌어서 도와줄 필요도 없지만 반대해서 득될 것도 없다는 계산’의 결과일까.
어떤 이유에서건 침묵은 동의다. 보편(무상)급식 폐지에 대해 침묵으로 동의하는 것은 개인의 결정이지만 4년 전 자신있게 목소리를 높였던 것처럼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어른이 해야 할 몫이다. 아이들에게 신뢰할 수없는 못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큼 비교육적이고 부끄러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누가 연못에 돌을 던지든 거기에 맞는 건 개구리들이다. 어른들의 정치적 계산법에 따라 아이들에 주었던 권리를 뺏는 일,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일, 그러한 교육현장의 뒷걸음질을 횡성의 어른들은 방관하고 침묵으로 동조하고 있다. 안타까운 형국이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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