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읍내 한복판, 횡성군청 뒤편으로부터 대동아파트 앞 도로까지 이어지는 16,500평(5만4507㎡) 규모의 녹지대. 이곳의 이름은 횡성중앙근린공원(삼일공원)이다. 횡성군이 총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2010년 준공한 이 공원은 횡성읍이 자랑하는 휴식과 여가의 공간인 동시에, 횡성의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횡성군청과 대동아파트를 잇는 산책로를 직선으로 주파하면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산책 도중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흔적’과 ‘생명’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군청 뒷길 언덕길로 오르면 충혼탑과 3·1운동 기념비, 네덜란드 참전군인 현충비 등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자 하는 조형물들을 잇달아 만나게 된다. <현충비>는 한국전쟁 시기 1951년 2월 12~13일 횡성지구 전투에서 사망한 오우덴 중령 등 네덜란드군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1956년 10월 22일 당시 1군사령관이던 백선엽 대장이 세운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수차례나 점령자가 바뀌었던 횡성, 그만큼 희생도 피해도 컸던 횡성인들을 기억하게 한다.
| ▲ 아픈 역사가 녹아있는 보훈공원의 3.1운동기념비(사진오른쪽)와 충혼탑(왼쪽 뒤) |
<3·1운동 기념비>는 1972년 동아일보사가 세운 것으로, 횡성이 강원도 독립만세운동의 효시이자 진원지였던 사실을 기념한 것이다. 1919년 당시 영서지방의 중심도시로서 강원도에서 가장 치열하게 만세운동을 펼쳤던 횡성 주민들의 정신을 기리게 되는 곳이다.
군청 방향으로 읍내를 바라보고 선 <태풍루(泰豊樓)>는 조선 정조시대 현감이 근무하며 행정을 펼쳤던 곳으로 한국전쟁 시기 무너졌던 것을 1992년 복원한 것이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사적(史蹟)은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석불좌상 및 삼층석탑>이다. 고려 시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본래 공근면 상동리에 위치해 있던 것을 일제(日帝) 시기 옮겨오게 됐다고 한다. 박순업 횡성문화원장은 “삼일공원은 횡성의 정체성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했다.
산책로 따라 운동과 휴식도
역사와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자칫 발걸음을 너무 무겁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공원의 최정상에 이르면 <육모정>이라는 이름의 정자(亭子)가 섬강 건너의 승지봉 정상을 바라보며 마주 서 있는데, 이곳에 올라 횡성 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시원한 휴식을 갖는 것도 제법 즐거운 일이다.
| ▲ 삼일공원 정상에 위치한 <육모정>에 오르면 횡성읍내 전경이 펼쳐진다. |
공원 곳곳에서는 생태계의 다양한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 수초가 자라는 생태연못에는 오리들이 날아들고, 산책로 주변으로 야생초와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 수령 300년이 넘는 보호수 느티나무가 군청 쪽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비롯해, 참나무와 소나무숲이 공원 전체를 지키고 있다.
| ▲ 야생화가 어우러진 생태연못. 인근 보리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다. |
삼일공원은 좋은 운동장소이기도 하다. 삼일공원을 찾는 어르신 한 분은 “날마다 두 바퀴씩 산책로를 돈다”고 했다. 산책로에 깔린 나무데크들은 좀 더 안전한 산책을 돕고, 건장한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있으면 휠체어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공원 한 곳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 ▲ 나무로 된 산책로와 운동시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삼일공원 모습 |
‘등잔 밑이 어둡다’고도 하고, ‘파랑새는 바로 옆에 있다’고도 한다. 횡성인이든 방문객이든, 편안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 자연과의 호흡을 원하는 사람, 혹은 역사와의 대화를 원하는 사람 누구든 찾아갈 만한 곳이 있다. 바로 횡성의 한복판에. [도움말 : 박순업 횡성문화원장] [이창조 기자]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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