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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은 타인의 문제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칼럼]
행복만들기상담소장 최근화 | 승인 2012.05.23|(0호)

▲ 최근화 행복만들기상담소장
행복만들기 상담소는 지난해에 이어 어린이날 횡성지역 초중고등학생들과 지역민 400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에 대한 인식조사를 했다. 

그 결과 “성폭력은 아는 사람에게 일어난다“라는 질문에 ”70~100%가 그렇다“고 답한 여자 아동의 수가 지난해 44%에서 50%으로 증가했다. 성인 여성의 경우도 ”51~70%그렇다“라는 응답이 23%에서 35.2%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의 변화는 지난해 도가니사건 등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충청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자 중 이웃이나 친족, 지인 등 면식범에 의한 것은 27.6%라고 한다. 국내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성폭력 범죄가 55건에 이르고 13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아는 사람에 의한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행복만들기 상담소’의 조사결과를 보면 여자 아동이나 여성들은 성폭력이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실제와 아는 것과의 간격을 어떻게 봐야할까. 실제로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주의나 경계는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이러한 인식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생각은 자칫 피해가 피해자 개인의 인간관계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피해자가 알고 있는 사람이 지금의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된 혹은 바람직하지 못한 인간관계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사회적 무감각과 외면을 가져올 수 있다. 피해자는 나와는 상관없는 타자가 되어버리는 위험에 따라 사회안전망의 부족함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한다.

성폭력을 아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로 여기면 그 피해를 나와 관계없는 일로 치부할 수 있어

대검찰청의 범죄통계에 의하면 성폭력은 불특정한 가해자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따라서 성폭력은 우리 모두에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할 때 사회적 안전조치를 비롯한 사회적 돌봄시스템에 대해 사회 구성원이 다함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아는 사람에 의한 혹은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의 성폭력에 대한 강조는 인간관계의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란 위험에 처했을 때 혹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관계
이다.

그러나 아는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 의한 폭력이 강조되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안전한 인간관계를 갖지 못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줄어드는 사회가 건강하고 밝은 사회라고 하기는 어렵다.

폭력에 대한 인식과 감수성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폭력을 감소시키는 가장 중요한 기초이다.
폭력 행사자와 피해자간의 인식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간의 소통과 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각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사회적 안전조치를 강구하기 위한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행복만들기상담소장 최근화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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