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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한의사의 세상살이 진맥]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06.12|(0호)


건강한 삶을 위한 한 시간


이현주(한의학 박사. 이현주한의원장)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없듯이 건강도 알약 하나 혹은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그 것’을 통해서 얻을 수는 없어-

 동의보감 신형편 첫머리에 인용한 주단계의 격치여론의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릇 사람의 형체는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만 못하고, 몸집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만 못하며,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만 못하다. 또한 피부가 하얀 것은 검은 것보다 못하고, 연한 것은 짙은 것보다 못하며, 피부가 얇은 것은 두꺼운 것만 못하다.”

 내 아이가 또래의 아이들보다 조금 작다고 느끼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서 온갖 검사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힐 것이다”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불과 몇 센티미터에 불과하다”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요”라는 부모들의 질문에 당연한 듯 “성장호르몬요법을 받는 것이 좋다”라는 대답이 들려옵니다. 젊은 남성들은 넓은 어깨, 우람한 근육을 위해 헬스클럽에서 온갖 기구들을 들어 올립니다. 한 화장품의 광고 문구를 보면 “맑고 투명한 피부”라는 표현을 씁니다. 당연히 뽀얗고 하얀 피부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행의 시작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데 있습니다. 키가 작다고 하는 것도 또래의 친구들 보다 작다라는 것이고, 피부가 거칠고 검다라는 것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예쁜 연예인들보다 검다라는 것이고, 체격이 왜소하다라는 것 또한 요즘의 청년들과 비교를 통해서 나오는 말입니다. 왜 이런 비교를 하게 되었고, 또 신체적인 부분까지 경쟁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키가 작은 사람을 소위 ‘루저’라고 칭하는 것과 같은 사회풍조는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성장호르몬을 팔아야 하고, 비싼 기계장치들을 잔뜩 사들여서 만들어 놓은 헬스클럽에 많은 회원을 유치해야 하고, 화장품을 많이 팔아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목적들만이 있을 뿐 사람의 건강이나 행복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문명의 산물들인 자동차, 스마트폰과 같은 것들은 분명 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시켜준 것은 사실이지만 반면 그러한 것들을 내 소유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하고, ‘돈 벌 시간은 있어도, 건강을 위해 투자할 시간은 없다’로 대변되는 오로지 돈 때문에 바쁘기만 한 삶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틈새를 파고드는 또 다른 돈벌이가 바로 ‘바쁜 현대인의 건강을 위한 무엇무엇’ ‘아직도 *** 때문에 고민하세요.’ 등과 같은 표현과 함께 등장하는 건강보조식품들입니다.

내츄럴엔도텍 사건(가짜 백수오사건)에서 보듯 식품산업에 관한 한 대량생산은 항상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없듯이 건강도 알약 하나 혹은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그 것’을 통해서 얻을 수는 없습니다. 평균수명은 40년 전보다 20년 이상 늘었지만 사망하기 전에 질병으로 고통 받는 기간도 그만큼 늘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늙고 병들게 마련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하루 한 시간’ 내어주시면 어떨까요.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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