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앙기를 몰고 모내기를 하러 가던 70대 농민이 마주 오는 덤프트럭을 보고 방어운전을 하다 4미터 아래 강바닥으로 추락,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와 배경에 원주-강릉간 철도공사현장이 직접 관련되어 있는데, 시공업체나 한국철도시설공단 어느 쪽도 사고수습을 외면하고 있어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시공업체 쪽은 ‘접촉에 의한 교통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 본인의 과실’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너무도 무책임한 자세다. 철도공사를 위해 덤프트럭들이 몰려오기 전, 생운리의 사고현장은 한적한 농로였을 뿐이다. 사고 당시 운전자의 시야에 덤프트럭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길 바깥쪽으로 이앙기를 비켜야 할 이유도 없었다. 즉, 이앙기 추락사고는 철도공사와 전혀 무관치 않다는 점이 명백하다. 공사현장 주변에서 주민들의 안전한 이동과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공사 관련자들의 마땅한 책무다. 그런데도 공사차량의 이동로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를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는 것은 분명한 책임회피다.
‘법대로 해야 한다’는 경찰이나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횡성군청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못하는 입장들이다. 결과적으로 ‘사고수습’은 온전히 피해자 가족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그들이 마땅히 기댈만한 곳, 법률적인 도움을 제공하거나, 함께 항의의 목소리를 내주거나, 그저 이야기와 한숨을 들어주기라도 하는, 시민단체 한 곳 없는 횡성에서, 가족들은 거대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원주-강릉간 철도공사가 개시된 이래 경제적·환경적 피해를 호소하는 일들은 많았지만, ‘인명(人命)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안전(安全)’에 대한 분명한 경고신호다. 때문에 이번 사고는 ‘책임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 올바른 수습절차를 밟아 마무리되어야 하며, 거기에 횡성 시민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가족들이 지치길 기다리며 유야무야 사태를 끝내버린다면 앞으로 2년 이상 계속될 공사기간 동안, 횡성주민들의 ‘안전’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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