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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단보도 표지판이 무색한 마옥회전교차로의 마옥소공원에서 송전리 방향 횡단보도. 횡성군이 횡단보도 건너편을 철제 난간으로 빙둘러 막아놔 횡단보도를 건너면 차도에 갇히게 된다. |
횡단보도 건너편을 가로막은 철제 울타리 때문에 건넜던 횡단보도를 되돌아 가거나 위험한 차도로 통행해야 하는 경우, 횡단보도 건너편에 인도가 아닌 화단이 조성되어 있는 경우. 모두 최근 만들어진 도로에서 마주치게 되는 황당한 경우다. 마옥회전교차로 마옥소공원에서 송전리방향 횡단보도와 횡성읍 주공아파트 옆에 최근 개통된 도로의 횡단보도는 이처럼 있으나 마나한 황당한 모습으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하는 교통안전시설이지만 횡성군의 근시안적인 업무추진과 막무가내식 민원을 일단 피하고 보자는 행정편의가 빚은 결과다.
마옥회전교차로 만들며 있던 인도도 없어져
횡성군, 반대편에 인도 만들었다지만
10미터 앞 소공원가려면 횡단보도 3개 건너야
마옥 회전교차로의 경우 회전교차로 공사 전에는 횡단보도도 있었고 마을로 이어지는 인도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5월 회전교차로를 만들기 위해 차로를 넓히면서 인도가 없어졌다. 인도를 새로 만들지 못한 이유는 인접한 토지소유주 ㄱ 씨와 보상협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 횡성군은 인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ㄱ 씨의 땅을 매입하지 못하자 횡단보도마저 철제난간으로 막아버렸다.
횡성군이 매입해야 하는 ㄱ 씨의 땅은 채 3평이 못된다. 불과 3평도 안되는 토지매입이 안돼 그동안 주민들이 이용하던 인도가 사라져버린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인도를 만들지 못했다고 횡단보도를 하루아침에 막아버린 횡성군의 처사는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ㄱ 씨 소유의 땅은 인도가 만들어졌어야 될 곳의 일부에 불과하고 횡단보도가 있는 곳은 횡성군 소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행자를 위한 교통안전시설인 횡단보도는 횡성군이 마음대로 만들었다 없애버렸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횡성경찰서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횡성군은 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주민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없도록 완전히 막아버린 것이다.
횡성군 안전건설과는 “있던 인도가 없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반대편에 인도를 새로 만들었다”며 보행자도 많지 않은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차로 공사 전에는 2차선도로를 한번만 건너면 마옥소공원으로 갈수 있었지만 지금은 3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서 돌아가야만 한다.
횡단보도를 막은 것은 “민원”때문이라는 것이 안전건설과의 설명이다. ㄱ 씨가 “회전교차로를 다니는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타고 넘어 밭으로 올라오면 어쩌냐”며 매일같이 밭일을 하는데 생명에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제기해 방호용 울타리를 설치했는데, “(횡단보도를 이용하는)주민들이 ㄱ 씨의 밭으로 다닌다”는 불만이 있어 주민들이 다니지 못하도록 횡단보도까지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ㄱ 씨는 “횡단보도를 막으라거나 차량이 밭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울타리를 세워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횡단보도를 이용하는)사람들이 내 밭으로 다니면 어떻할거냐”고 했더니, “알아서 하겠다”던 횡성군이 횡단보도를 막아버렸다고 주장했다.
ㄱ 씨는 “회전교차로를 만들 필요가 없는 비탈에 회전교차로를 만든 것부터 잘못됐다.”며 인접토지소유주이지만 횡성군으로부터 회전교차로공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ㄱ 씨는 “횡단보도를 막아놨으니 기형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횡성군이 제시한 매입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ㄱ 씨는 인도가 만들어졌어야 할 부지 일부를 경작지로 이용하고 있는데 현재 이곳은 주민들이 다닐 수 없도록 빙 둘러 방호용울타리가 쳐져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횡성군은 회전교차로 공사를 하기 전 있었던 인도와 횡단보도를 없애버린 대신 ㄱ 씨가 차량과 보행자들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경작지를 제공하고 울타리도 만들어준 모양새가 됐다.
취재초기에 “횡단보도 표지판을 뽑고 도로의 횡단보도 도색도 지우겠다”던 안전건설과는 취재가 이어지자 “횡단보도를 가로막은 철제울타리를 없애는 한편 인도를 만들 수 있도록 ㄱ 씨와의 보상협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예산낭비와 안전은 뒷전
주민들 요구라는 이유로
심의도 거치지 않고 공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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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초 개통된 횡성읍 주공아파트 옆 도로에 추가된 횡단보도. 약250미터 길이의 이 도로에는 양쪽으로 횡단보도가 있지만 도로 중간지점에 횡단보도를 추가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로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보행자의 안전이 확보될 수 없는 구조이지만 심의도 거치지 않고 횡단보도부터 만들었던 횡성군은 본지의 취재가 시작된 후 이곳에 횡단보도를 만들지 않기로 최종결정했다. 도시행정과는 횡단보도 표지판을 없애고 차도의 횡단보도 도색도 지우겠다고 알려왔다. |
도로나 회전교차로를 새로 만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미흡하다보니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곳이 마옥회전교차로 만은 아니다.
7월 초에 개통된 횡성읍 주공아파트 옆 도로의 한 횡단보도. 마옥 회전교차로의 황당한 횡단보도처럼 이 곳 역시 횡단보도 표지판도 세워져 있고 도로에는 횡단보도임을 알리는 도색작업도 되어있지만 횡단보도 건너편엔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공사를 담당한 횡성군 도시행정과는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뒤늦게 “도로 중간지점에도 횡단보도를 신설해 달라”고 요청해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횡단보도가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경계석을 낮추고 화단위치를 조정해야한다. 재시공이 불가피하다. 횡성군이 재공사를 할 경우 공사업체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공사비는 횡성군 몫이다. 예산낭비가 아닐 수 없다.
공사 전에 주민들과의 소통이 충분했다면 완공한지 불과 몇 달만에 재공사를 하는 예산낭비는 없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도시행정과에서는 “주공아파트 주민 대표들을 만나 도로 개설을 알렸다”면서 “(주민들)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다 들어줄 수도 없고, 공사과정에서 주민의견이 바뀌기도 한다.”며 주민들 탓으로 돌렸다. 개통 몇 달만에 재시공하는 이중 삼중의 예산낭비가 주민들이 의견을 늦게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민설명회 한다고 해야 많이 참석하는 것도 아니다”며 주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고 “제각각인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다”며 공사를 강행했다가, “주민들 요구”로 횡단보도를 추가한 횡성군의 처사가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곳이 횡단보도를 만들 수 있는 장소인가도 의문이다. 아파트 쪽으로는 인도가 전혀 없는데다가 도로 가장자리 여유공간(어깨길)도 협소해 보행자가 안전하게 서 있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횡단보도가 만들어질 경우 아파트 쪽에서 불쑥 나타난 보행자로 인해 차량과 보행자 모두 위험한 상황이 될 가능성도 높다.
도시행정과는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울타리를 일부 제거할테니 문화체육공원을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횡단보도를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횡단보도를 만들 경우 보행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괜찮다. 만들어 달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횡성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이 곳 횡단보도 역시 교통안전시설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신설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 않냐는 질문에 “(횡단보도 신설이) 안되면 표지판을 뽑고 횡단보도 도색을 지워야”한다는 답변을 내놨던 횡성군은 지난 17일 이곳에 횡단보도를 만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기자의 문의를 받은 횡성경찰서에서 현장을 확인한 후, 보행자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구조라 횡단보도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보행자를 위한 인도와 횡단보도가 없어져도 자신이 원하는 보상조건에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주민, 약 250미터 정도의 도로 양쪽에 횡단보도가 있고 공사가 마무리단계인데도 안전을 포기하고서라도 횡단보도가 있어야 한다고 고집한 주민들도 문제지만, 법과 절차를 어겨가며 “민원”을 피하고 보자는 횡성군의 태도는 ‘불필요한 예산낭비’ ‘원칙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도로를 개설하고 회전교차로 등 교통시설을 설치하면서 예상되는 주민불편과 편익, 향후 도시발전계획을 고려해 주민들의 의견과 이해를 구하는 것은 횡성군이 해야 할 일이지만 횡성군의 무사안일한 행정편의적 태도가 바뀌지않는 한 황당한 횡단보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희기자>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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