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은 어느 지자체 못지않게 회전교차로가 많은 곳이다. 횡성읍내의 경우 처음 횡성을 찾는 외부인들이 어지럽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회전교차로는 차량운행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에너지절약, 교통흐름 개선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 중앙정부도 국비를 지원하며 적극 장려하고 있어 지자체마다 다투어 회전교차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참 좋은’ 교통시설인 회전교차로 이지만 이런 저런 운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회전교차로가 꼭 있어야 할 곳에 적정한 구조로 설계되었는가도 살펴봐야 할 일이지만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 속에 묻혀버린 보행자들의 하소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올해 5월 만들어진 마옥회전교차로다. 이 곳은 회전교차로를 만들며 인도가 사라졌다. 인도가 사라지면서 횡단보도도 사라졌다. 횡성군은 보행자가 건너갈 수 없게 횡단보도 반대편을 철제 난간으로 아예 막아버렸다. 인근 토지 소유주의 불만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이용했던 인도가 사라진 것도 황당한 데 특정 개인의 불만 때문에 횡단보도를 막아버렸다는 해명은 더더욱 황당하다. 누구를 위한 횡성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횡성군은 반대편에 인도를 만들었으니 인도가 없어진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2차선 도로를 한번만 건너면 되던 눈앞에 빤히 보이는 길 건너편에 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3번이나 건너 수십미터를 돌아가야 한다. 이렇게 무단횡단을 조장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도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횡성군이 탓할 수 있겠는가.
보행자가 많지 않다는 주장도 문제다. 인도가 없어 차도의 가장자리로 걸어야 하는 위험한 도로를 걷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위험한 도로를 걸을 수 밖에 없는 이들은 어린 학생들과 나이많은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가장 보호받아야 할 교통약자들이다. 대중교통도 부족하고 보행환경도 안전하지 않으니 매일, 자녀의 등하교를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니 ‘옛날엔 다 걸어다녔다“고 우길 수도,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도 없는데 젊은 인구가 유입될 리도 없다.
회전교차로는 차량을 위한 교통체계다. 보행자에 대한 배려와 안전이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보행자를 위한 안전시설이라고는 과속방지턱과 횡단보도가 전부다.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규상 단속대상이다. 지자체라고해서 보행권을 침해할 권리가 있는 것도, 엄연히 존재하는 법규를 마구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회전교차로를 만들며 보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시설인 횡단보도와 인도를 없애버린 횡성군은 하루빨리 사라진 인도와 막아버린 횡단보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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