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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는 원윤섭 사두 |
활쏘기는 고구려벽화에도 등장하는 오랜 전통무예다. 1960년대 들어 서양의 활을 개량해 스포츠 종목에 사용하는 양궁이 우리나라에도 보급되면서, 기존의 활을 우리는 ‘국궁(國弓)’이라 부르기 시작했으며, 우리 민족의 전통 활을 이용한 활쏘기는 ‘궁도(弓道)’ 혹은 ‘궁술(弓術)’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어 왔다. 횡성에서도 전통 활쏘기의 맥이 이어져오고 있는데 두 곳의 활터에서 각각 국궁의 맛을 볼 수가 있다.
참고로 국내의 국궁단체가 대한궁도협회와 대한국궁문화협회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횡성에도 대한궁도협회 소속의 활터와 대한국궁문화협회 소속의 활터가 각각 존재한다.
횡성 궁도의 역사, 태풍정
횡성읍 학곡리 5-6번 국도 옆으로 위치한 활터는 대한궁도협회 소속 횡성군궁도협회가 운영하는 곳이다. 태풍정(泰豊亭)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이는 횡성 국궁동호회의 명칭이다. ‘정(亭)’은 활쏘는 이들의 모임을 뜻하며, 전국의 시군별로 1곳 이상의 ‘정’이 있다고 한다.
| ▲ 태풍정 활터 |
궁도에서 ‘정’의 우두머리를 ‘사두(射頭)’라 부르는데, 태풍정의 원윤섭 사두에 따르면, 모임의 시작은 1972년쯤이라고 한다. 초기의 태풍정은 지역 유지(有志)들의 모임이었다. 돈도 많고 시간도 많고 행세깨나 할 수 있어야만 활을 잡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1980~90년대를 거치며 국궁의 대중화가 진행됐는데, 거기엔 개량 활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즉, 고가(高價)가 아닌 저렴한 비용으로 활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대중들의 접근이 한결 쉬워졌다는 것이다.
원윤섭 사두는 횡성군 최고의 실력자(8단)로, 전국대회 개인전에서도 두 차례나 우승을 했던 ‘명궁’(5단 이상의 유단자에게 부여하는 칭호)이다. 2002년 활쏘기를 시작했다는 원 사두는 날마다 활터에 나온다고 했다. 한번 활터에 나오면 보통 2~3시간에 걸쳐 10순(1순은 다섯 발)을 쏘게 된다는 원 사두는, ‘혼자하는 운동으로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성취감이 대단히 크다”며 고개를 저었다. “궁도는 심신을 동시에 단련시키는 운동으로,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집중력도 향상시킵니다. 활쏘기 자세를 하면 허리가 똑바로 서고, 활을 주우러 가면서 걷는 것도 좋은 운동”이 된다는 것이 원 사두의 궁도 자랑이다.
태풍정에는 현재 45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가입비와 월회비를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단, 성인들로 한정된다. 초기에 활과 화살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35만원 가량으로, 4~5년 정도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1년에 50회 가까운 전국대회가 열리는데, 횡성군궁도협회는 지난 5월 평창에서 열린 대한궁도협회장기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청소년들의 활쏘기 체험장, 둔내면 국궁수련원

| ▲ 둔내면 영호분교에 자리한 국궁수련원 강원지부 |
국궁이 양궁과 다른 점은 아무런 조준장치도 사용하지 않으며, 양궁의 최대 사거리가 90미터인데 반해 국궁은 과녁까지의 거리가 145미터에 달한다는 점, 그리고 국궁에서는 과녁판의 어디를 맞추어도 명중으로 간주한다는 점 등이다. 그런데 145미터는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태풍정의 과녁 또한 145미터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초심자나 힘이 약한 청소년들이 ‘명중’의 맛을 보기란 쉽지가 않다.
| ▲ 겨울방학 동안 국궁수련원에서 활쏘기를 체험중인 청소년들 |
폐교인 영호분교(둔내면 영랑리)의 자리를 빌려 들어선 ‘국궁수련원 강원지부’(지부장 최근환)의 활터는 동호회원들의 이용보다는 활쏘기에 호기심을 갖는 초보자들의 이용이 더 잦은 곳이다. 자격을 갖춘 국궁지도사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초보자들도 ‘명중’의 흥미를 느끼기 쉽게끔 ‘정곡관’(표적판)의 위치가 30미터, 70미터 거리에 앞당겨 놓여 있다. 영호분교는 면 소재지 학생들의 방과후 공부방 역할을 하는 ‘배움터’가 위치한 곳이기 때문에, 활터의 주된 이용자들이 청소년들이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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