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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마구잡이 선수들 |
199연패(連敗)만에 1승. 그리곤 다시 10년간 무승(無勝). 지고, 또 지면서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해 온 서울대학교 야구부의 전적(戰績)이다. 때문에 ‘승패’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스포츠인들로 이야기되는 서울대 야구부처럼, 횡성에도 ‘야구의 매력’에 빠져있는 동호인들이 적지 않다.
횡성에는 <횡성군청>팀, <경찰>팀, <웰리힐리>팀, <마구잡이>팀 등 4개의 야구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마구잡이>팀의 조경환 회장과 김민수 전(前) 회장을 만나 횡성의 야구이야기를 들었다. 직장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세 팀과 달리 <마구잡이>는 직장 및 직업을 불문하고 구성된 동호회다.
<마구잡이>가 구성된 것은 2009년. 30여년 전 횡성초등학교의 야구부에서 활동했던 동문들이 주축이 돼 동호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횡성의 야구는 2010년이 절정이었다. TV에서 ‘천하무적야구단’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야구 붐’이 일었고, 송호대학교에도 야구팀이 구성돼 당시 횡성의 야구동호인은 200명에 이르렀으며 횡성에서 자체 리그전까지 치러졌다. 그러나 2011년 송호대팀이 해체되고, 연습장으로 이용하던 송호대 운동장이 축구전용운동장으로 바뀌면서 횡성의 야구 바람은 한풀 꺾이게 됐다고 한다. 횡성리그는 중지됐으며, 횡성 동호인들은 2012년부터 원주리그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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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사관고등학교와의 친선경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이용무 선수 |
지난해 <마구잡이>의 전적은 1승 20패. 원주리그 꼴찌였다. 원주에서는 매주 일요일에 진행되는 북원리그와 토요일에 열리는 영서리그 두 개가 진행되는데, 마구잡이는 북원리그에 참여중이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6승 7패. 새로운 야구지도자의 영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선수출신의 지도자가 들어오고 나니 멤버들의 실력이 늘 뿐 아니라, 실전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하는데, 생활체육 야구경기에서는 ‘선출’(선수 출신)이 있냐 없냐에 따라 경기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몇 년 새 <마구잡이>의 초기멤버들은 ‘은퇴’를 했고, 지금은 ‘초짜’ 야구인들도 많다고 한다. 조경환 회장처럼 대학시절부터 야구부 활동을 해온 경우가 있는가 하면, 김민수 전 회장처럼 선배의 권유로 처음 야구를 시작한 경우도 있는 것이다. 팀을 유지하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기도 하고, 스카우트와 헌팅도 시도하면서, 그렇게 모여 있는 <마구잡이>의 회원은 현재 28명. 30대 연령층이 주축이지만, 최고령 선수로 47세의 회원도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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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외인구단과의 경기에서 힘차게 타격을 하고 있는 조경환 회장. 조 회장은 유격수와 포수 등 만만찮은 포지션을 맡고 있다. |
야구의 매력은 어디 있을까? 김민수 전 회장은 “다른 스포츠에선 순간판단력이 중요하지만, 야구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경기”라고 했다. 공 하나하나에 따라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투구(投球)의 선택, 배팅의 선택, 주루의 선택에 따라 “같은 팀의 동료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게 야구이고, 그게 야구의 재미”라는 것이다.
<마구잡이> 회원들은 3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원주리그에 참여하느라 매주 원주로 나간다. 리그가 없는 동절기엔 휴식을 취하지만, 새로운 야구지도자가 오고 나서는 겨울훈련도 종종 진행된다고 한다. 7월부터 주말마다 비가 온 탓에 몇 주간 경기를 쉬었던 <마구잡이>는 8월 9일 평창군의 <쉬리>팀과 경기를 가졌다. 미리 예상결과를 물었을 때, “질 거에요”라는 간결한 대답이 돌아왔는데, 예상대로였다. 그리고 8월 16일 원주의 <만도>팀과 가진 경기에서도 <마구잡이>는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표정들이 그닥 어둡지 않았을 것 같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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