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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의 안전을 지키는 횡성소방서 구조진압대원들. 맨 우측이 김종안 계장. |
주민과 소방대원 안전은
철저한 ‘예방’에서 출발
지난 한달 사이 횡성에서는 큰 화재 2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8월 3일 오후 우천면 오원리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17명의 소방인력과 8대의 장비가 투입됐고 1시간 만에 불을 잡았다. 앞서 7월 25일 오전 우천농공단지 한국플라스틱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규모가 더욱 컸다. 소방관뿐 아니라 의용소방대원, 군청 및 경찰 공무원 등 총 184명의 인력과 펌프차 5대 등 18대의 장비가 투입됐지만, 진화(鎭火)는 만만치 않았다. 창밖으로 분출하는 화염 때문에 근접진압이 어려웠다. 화재를 완전진압하기까지 4시간 이상의 싸움이 이어졌다.
대원들은 거센 화염뿐 아니라 안으로부터의 ‘열기’와도 싸워야 했다. 방화복을 착용한 데다 30kg에 달하는 공기호흡기를 메고, 도끼와 관창(물총)을 쥔 채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방화복 내부는 열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힘겨운 싸움 끝에 불을 잡았고 인명피해도 없었기에 대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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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천농공단지 한국플라스틱 화재 현장. 대원들이 새까만 연기 속으로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횡성소방서) |
횡성소방서에는 모두 30명의 진압대원들이 근무 중이며, 여성 대원이 3명 포함되어 있다. 입사 6개월도 안 된 신참부터 30여년을 근무한 고참대원까지 구성은 다양하다고 한다. 이들은 구급대원, 구조대원, 차량운전자 등 각자의 역할을 맡은 10명이 한 조를 이뤄 3교대 근무를 한다. 낮이 됐든 밤이 됐든 언제 어디로 출동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늘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도 소방관들의 임무다.
‘대기’하고 ‘출동’하고 ‘점검’하는 것이 소방관들의 일상이지만, 현장출동 외에 각종 교육과 훈련을 수행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안전과 관련된 교육이 많아졌다고 한다. 횡성소방서의 대원들은 한달 평균 15회~20회 가량 학교, 요양시설, 공공기관, 군부대 등으로 안전교육을 나간다고 했다.
소방서에는 차량도 매우 다양하다. 펌프차, 물탱크차, 구조공작차, 구급차, 굴절차, 화학차 등이 소방서가 갖추어야 하는 장비들인데, 올해로 8년차 소방관인 이경한 소방교는 현재 펌프차의 운전을 담당하고 있다. 이 소방교는 때로는 구급대의 일원으로, 때로는 진압대의 일원으로 현장에 나가는데, 망자(亡者)를 보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렇게 사고현장과 참혹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는 것은 분명히 적잖은 스트레스가 될 일이다.
26년차 ‘베테랑’ 김종안 구조진압계장은 “(그런 장면들을 목격하는) 처음에는 식사도 못할 지경이다가 점차 면역력이 생겨 그걸 잊게 되고 적응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종의 ‘직업병’인 만큼, 조직적인 치유책은 필요해 보인다. 김 계장에 따르면, 대원들은 해마다 춘천국립정신병원에 가서 한차례씩 테스트를 받는다고 했다. 1년에 한두 차례 외부의 강사를 초청해 스트레스 극복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외 숲체험이나 불교 템플스테이 등을 통한 정신수양 프로그램도 있지만, 신청자에 한해서만 시행되고 있을 뿐, 아직 보편적인 프로그램이 되지는 못한 상태다.
그래도 김종안 계장은 “예전에 비해 (소방관의) 개인장비나 처우 등이 많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방관이 위험한 직업이라는 인식은 오해다. 장래 소방관을 지망하는 아이들도 많다. 요즘은 이직자도 거의 없고 입사경쟁율이 20~30대 1에 달한다”며 소방관의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방관들은 시민들의 인식과 행동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한다. 김 계장은 “소방이든 구급이든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있다”고 했다. 즉, 단 1초의 시간도 아까운 피해자들에겐 ‘체감시간’이 다르다 보니, 소방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왜 늦게 왔냐”며 항의하거나 심지어 폭행을 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경한 소방교는 횡성에서 ‘소방차 길비켜주기’ 실천이 잘 안 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 소방교는 “(차가) 출동했을 때, 시민들의 협조가 잘 안 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은 더 힘들다. 마음은 급한데 앞에서 (차량이) 버티는 경우가 많아 답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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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천면 오원리 주택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들(사진 횡성소방서) |
연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환절기가 곧 찾아온다. 소방관들의 바램은 한결같다. “예방” 또 “예방”을 철저히 해 달라는 것이다. 부주의에 의한 화재는 본인의 인명과 재산에도 피해를 주지만,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을 주는 일이다. 소방대원들의 위험수당은 한 달에 5만원, 화재진압수당은 8만원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할 일은 우리의 대원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하는 것이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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