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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캐디 양성교육 이대로 좋은가?횡성군 일자리 창출 정책의 타당성 점검
이용희 기자 | 승인 2012.06.13|(0호)



지역맞춤형 일자리는 지자체가 주도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일자리를 비영리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수행하는 사업으로 2006년부터 시행되어 왔다. 심각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캐디부족을 계속 호소하고 있는 지역 골프장에 인력을 제공하기 위한 횡성군의 캐디 양성교육을 점검한다.<편집자 주>

“2009년 7월 경기도 Y골프장에서 발생한 골프카 전복사고로 경기보조원 (30살, 미혼)이 얼굴 광대뼈와 코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골프장 사측이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다. 사측은 산재보험 대신 상해보험을 들어주겠다고 했으나 민간보험 보상은 최대 1천만원에 불과하고 산재보험과는 달리 해고로부터의 보호, 휴업급여, 장해보상 등은 보장하지 않는다.”


횡성군은 골프경기보조원(이하 캐디) 양성을 위한 수강생 30명을 지난달 21일부터 모집하고 있다. 횡성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인 캐디양성교육은 횡성지역의 청년 및 여성 실업군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비가 전액 지원되고 교육 수료 후에는 한국골프대학 입학우대의 특전도 있다. 76년 이후 출생한 고졸이상 남녀와 2013년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예정자, 관내 미취업자, 새터민여성 구직자가 대상이다.

6월 18일부터 8월 3일까지 총 192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교육은 우천면 소재 한국골프대학과 관내 골프장에 위탁 진행한다. 5주간의 이론 및 기본소양교육과 2주간의 현장실습 및 실무교육 등 골프에 대한 기초부터 캐디업무에 필요한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정수료 후에는 골프장에 바로 취업이 가능하며 급여조건은 월 250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횡성군에서는 캐디가 1일 1회 4~5시간 일하고 월 250만원이 보장되는 고소득 자유직이라고 홍보하지만 4대 사회보험 및 기타 복지제도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캐디는 근무형태나 소득, 세금납부에 있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반적인 근로자라 할 수 없지만 고용주와는 종속관계에 있어 특수형태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자유직(개인사업자)으로 분류됨에 따라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대보험 중 2008년 7월부터 캐디를 비롯한 특수형태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고는 있지만 가입률은 오히려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특수형태근로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0%미만인데 특히 캐디의 산재가입률이 3%로 가장 낮다.

2012년 3월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캐디 2만 1542명 중 산재에 가입한 캐디는 불과 648명이다.

이렇듯 가입률이 낮은 것은 캐디와 골프장업주가 보험금을 1/2씩 내는 방식인데다 대부분의 골프장에서는 산재가입을 꺼리고 산재적용제외 신청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현직 골프장 캐디들의 증언에 따르면 골프장에 입사할 때 산재적용제외신청을 캐디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산재보험가입은 강제성이 없는데다 산재적용제외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예 골프장에서 채용하지 않겠다는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한다.

산재보험에 가입해주지 않은 일로 캐디의 애환은 끝나지 않는다. 골프장 캐디로 일하다가 나이가 많아지자 실업을 강요당한 사례에서부터 골프카전복사고, 골퍼의 샷 실수로 부상당한 캐디에 대해 해당 골프장업체가 캐디외주업체에게 책임을 미루는 등의 사건이 일상화되어 있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 찾기는 항상 쟁점이 되고 있다.

캐디처럼 특수형태근로자인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4년이 넘도록 농성 중이다.

재능교육지부를 비롯한 퀵서비스 노동자, 보험모집인, 골프장 캐디, 건설, 화물 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지난 5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 노동3권 보장,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1만인 선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노동자로서 최소 안전장치 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데  취업률만 강조


근로자로서의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지만 횡성군은 높은 취업률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또한 착시 현상이 없지 않다. 강원도내 거의 모든 골프장에서 만성적인 캐디난을 겪고 있어 취업률이 높을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높은 이직률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의 2008년 조사결과 캐디의 이직률은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골프장의 증가와 이에 따른 캐디부족과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해 골프장에서 근무조건과 복지제도를 많이 개선한 결과 최근에는 이직률이 10%미만인 곳도 생겨났지만 아직도 평균 이직률을 30%라는 것이 골프업계의 추산이다.

 이직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겨울이면 계절실업자가 되는 점과 노동강도 때문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장은 겨울이면 영업을 할 수 없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겨울추위가 심하고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횡성관내 성우골프장과 같이 종합리조트시설을 갖춘 곳에서는 골프장이 쉬는 겨울동안 식음료매장 등 리조트내에서 임시직으로 일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다. 따라서 계절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연중 캐디근무가 가능한 지역의 골프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캐디일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승진 등 장기근속에 따른 비전과 전망을 보장받지 못하는 자유직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캐디피가 높은 곳으로의 이동이 심하다. 이런 이유들로 연중근무가 가능한 제주도내 골프장이 캐디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제주도나 상대적으로 실업기간이 짧은 서울, 경기지역의 골프장은 젊고 예쁜 여자 캐디를 선호해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불리한 노동조건을 각오해야한다.

불리한 노동조건과 하루 최소 18홀 이상을 돌아야 하는 고강도의 노동이 만나게 되면 소모되는 체력은 엄청나다. 18홀 1라운드에 다섯 시간 가까운 산행을 해야 하는데 하절기에는 2라운드가 예사다. 전동 골프카트가 보급되면서 예전보다 체력소모가 적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노동강도가 요구되고 있다. 보이지는 않는 노동강도 즉 고객응대에 따른 감정노동의 강도 또한 높다. 감정노동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고객이 원하는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다. 백화점 판매원, 콜센터직원, 항공기 승무원처럼 캐디 역시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다. 고객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속여야 하기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하다.

서비스 종사자의 약 65%, 판매 종사자의 약 51%가 여성인데(2010년 통계청), 국가인권위워회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성적 농담 등 성희롱을 당한 여성 감정노동자가 37%이며 성희롱의 78%는 고객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감정노동자의 74%는 감정노동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52%의 여성감정노동자는 그냥 참고 견딘다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표현대로 “미소짓는 여성감정노동자의 속은 숯덩이”인 것이다.


감정군 노동자 직무만족도는 낮고 직업불안정성과 우을도 높아


감정노동자가 감정을 억제하고 고객이나 업주측이 원하는 감정만을 표현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은 감정노동자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사회건강연구소(소장 정진주)에 따르면 감정의 억제는 심장질환과 신경체계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만들고 고혈압과 암발생율을 높인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비감정노동군에 비해 감정노동군의 직무만족도는 낮고 직업불안정성과 우울수준은 높다. 캐디를 포함한 문화 및 운동관련 서비스업의 우울증 위험도는 3.45배로 모든 직업군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점업은 3.34배, 부동산 및 임대업 2.24배, 도소매업 1.85배, 운수업 1.85배, 금융 및 보험업 1.6배였다.(산업별 감정노동과 우울증 연구, 2008년) 

외국의 경우와 달리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젊고 예쁜 캐디로부터 서비스 받기를 원하는 골퍼들이 많고 캐디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다. “캐디 자신의 얼굴 특징을 잘 파악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골프장 필요부분 만족”을 위해서 캐디양성교육 내용에 메이크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캐디업무에서 오는 정신적 육체적 강도뿐 아니라 주말과 공휴일 근무에 따른 개인생활의 제한, 공동생활에서 오는 인간관계의 갈등도 캐디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골프장의 농약 및 각종 화학제제 사용 등에 따른 불임과 유산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승진의 한계, 경력인정의 문제 등 직업적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2012년 지역맞춤형 일자리 사업으로 캐디양성을 신청, 진행하는 곳은 강원도의 경우 횡성, 춘천, 원주, 홍천이다. 속초의 경우 지난 2010년 도내에서 처음으로 캐디양성을 시행한 후 지금까지 매년 캐디를 양성해오고 있다. 횡성군에는 현재 5곳의 골프장이 운영 중인데 올해 횡성cc가 개장하게 되면 모두 6곳이 된다. 횡성군은 캐디를 전문인력으로 육성,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교육생 모집 단계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골프장측이 원하는 해당 연령층(젊은 미혼여성)이 많지 않다. 횡성군은 고소득과 취업보장이라는 조건이면 고교졸업예정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았지만 현재 횡성지역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는다. 대학진학을 포기하면서까지 문제가 많고 전망도 불투명한  캐디를 선택하는 고교 재학생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정규 학교수업 대체를 금지한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뒤늦게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학재학생 및 졸업예정자를 상대로 교육생모집을 시도하며 관내 대학의 협조를 기대했지만 교육기관인 대학이 비정규직 취업을 권장할 사항은 아니었다.
 

▲ 횡성군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골프장 캐디 교육생 모집 현수막(위)과 수도권의 한 골프장 캐디(경기보조원)들의 집단 농성문(아래)이 대조족이다. 횡성군의 캐디 양성 지원정책이 취업률만이 아니라 일자리 질을 높이는 쪽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두 게시물에 잘 함축되어 있다 하겠다.


결국 횡성지역민을 중심으로 교육생을 모집하면서 원주, 홍천 등 인근 지역, 나아가 강원지역까지 모집범위를 넓히고 일반이론 수업은 정규 고등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5시부터 밤10시까지, 현장실습은 방학 중에  가능하도록 교육시간과 교육기간을 조정하는 등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횡성에 앞서 캐디양성교육이 일부 진행된 홍천의 경우도 15명의 교육생 중 30%만 홍천지역민이 차지했다.


지역 인력 현실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업 시행


이처럼 지역민의 인적 구성과 모집대상의 욕구에 대한 파악조차 미흡한 채 캐디양성이 진행된 것은 캐디 양성사업이 지역민의 입장보다는 골프장측의 요구와 취업성공률이라는 지자체의 외형적 성과에 치중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관내 골프장측은 횡성군에 캐디모집의 어려움을 다양한 경로로 호소해왔다고 한다. 취업을 전제로 골프장의 내부교육을 통해 캐디를 힘들게 양성하지만 몇 달 후에 떠나버리는 골프장측의 어려움을 횡성군이 나서서 해결해 달라는 호소였다. 관내 사업장의 어려움해소 차원에서 지자체가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가 지역민에게 취업정보와 교육을 제공한다고 할 때 영업이익만을 고려하는 업주측과는 분명 다른 차원의 인식과 접근이 필요하다. 캐디부족이 해결되어 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나고 골프장 영업이익이 늘어난다고 해서 횡성군의 세수가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지자체가 골프장을 대신해 캐디를 양성한다면 교육 수료 후 캐디로 취업할 지역민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횡성군의 캐디양성교육을 담당하는 한국 골프대학 관계자는 캐디 직종이 갖는 문제점을 잘 알기에 전문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교육 수료 후 현장에서 맞닥뜨려야할 불이익과 불투명한 전망을 교육기관이 나서서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교육을 맡았다고 한다. 교육기관인 대학이기에 업주측의 입장만을 반영하는 양성교육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캐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전문직종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기관의 이러한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선행되어야한다. 

수료생들이 관내 골프장 취업 시 일반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산재보험이 강제 적용되고 보험료 전액도 사용자가 부담하는 등의 최소한의 보완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골프장업주 측과 지자체, 교육기관인 한국골프대학이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 역시 꾸준히 해야 한다.


지자체 정책 집행과 관련한 의회의 감시와 견제 필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정책인 만큼 의회의 감시와 견제도 필수다. 그러나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지난 5월 횡성군 임시회2차 예결특위에서 안신영의원이 “지역 내 골프장과 연계한 전문캐디 육성사업은 젊은 여성 일자리 창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촉구한 정도가 노력의 전부로 보인다.  골프장측의 캐디부족 호소에 귀기울이는 것 만큼 지역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점검하고 지자체가 시행하는 교육의 수료생들이 노동현장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또한 지자체 의원이 해야 할 것이다. 


이용희 기자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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