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위위원회(위원장 신철수)는 2일에 이어 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도교육청 소관 예산안을 심의했다.
정을권(한나라당·인제) 의원은 “무상급식에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무상급식을 시행하면 추후 국비가 적게 책정될 경우 교육의 질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 의원은 또 “학교급식으로 인한 농·수축산 기여도는 굉장히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현행 급식지원에서 15%정도씩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급식종사원 인건비 부담이 많다며 이들 인건비를 동결하는 건 어떠냐”며 열악한 환경에 있는 급식종사자의 인건비 동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김세영(교육·5선거구) 의원은 “그동안 학교급식비를 학부모가 부담했기 때문에 급식 종사원이 임금인상 요구를 하기 어려웠다”며 “도교육청 산하 비정규직 5천여명 가운데 2,248명이 급식에 종사하고 한달에 90만원 정도 받는데, 이분들이 노조 만들어서 월급 올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무상급식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문희(교육) 의원 역시 “단계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전면 시행하려는 이유가 뭐냐”며 전면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김진희(민주당) 의원은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가난을 증명하면서 비참하게 급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며 무상급식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정선군은 이미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고, 횡성군도 내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춘천, 강릉, 태백을 제외한 15개 시군이 내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한 만큼,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하면 시·군 무상급식에 혼란이 오게 된다”며 “무상급식 예산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무상급식을 추진중인 대부분의 시·군이 도교육청과 도의 예산 편성에 따른 대응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도교육청의 예산이 삭감되면 전체 무상급식이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
특히 이날 공개 회의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의원들도 4일 새벽 계수조정을 위한 비공개 회의에서는 현행 선별 급식지원에서 10% 확대하는 안에 동의해 사실상 무상급식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행 급식지원 예산에서 10% 확대. “가난을 서열화하는 최악의 상황 우려”
교육위원회는 4일 새벽 7시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끝에, 도교육청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을 대신해 현행 선별급식 지원 예산에서 10%를 확대하는 방안을 최종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시민단체 회원들은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도민들의 여론이 무서워서 생색내기용으로 선별급식 10%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상급식 대상을 현행보다 10% 확대했다는 명분으로 도민의 비난 여론을 피해가고자 한다는 것.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에 대해 급식비를 지원하는 현행 선별 급식지원 대상을 10% 확대하는 방안은 또 다른 차별을 양상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무상급식 지원은 법적으로 저소득층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데 반해, 대상자를 10% 확대하는 방안은 학생을 선별하는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또 다른 차별이 예상된다는 것. 일부 의원은 기준이 없다보니 “학교장 재량에 맡기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 경우 누가 더 가난한지 순위를 매겨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의 취지가 눈치밥을 먹지 않게 하려는 것인데,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도민의 여론을 무마하고자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 정부에서 2012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
일부 의원들은 또 잘못된 정부의 계획을 근거로 무상급식에 반대하기도 했다.
내년도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주요한 논리 가운데 하나는 “2012년부터 정부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데 왜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부담을 지려 하느냐”는 것. 하지만 이는 정부의 계획과는 달라 시민단체의 빈축을 샀다.
정부의 입장은 2012년까지 농산어촌과 도시지역 초·중학교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과는 다르다. 현행 선별급식을 일부 확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2012년부터 정부가 무상급식을 실시하려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 지켜보는 이들의 빈축을 샀다.
최돈국(교육·3선거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정부에서 2012년부터 무상급식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근거를 들어 무상급식 유예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석용 도교육청 기획관리국장은 “국가에서 2012년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현행 방식처럼 어려운 아이들을 30%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현행 선별급식에서 대상자를 일부 확대하는 것이지 전체 무상급식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그러냐”며 처음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일부 의원들은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무상급식을 반대해 온 셈.
이를 지켜본 시민단체 회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정부의 계획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정부 계획을 핑계로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도의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무상급식은 지자체와 교육청 소관인 만큼 정부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3일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에서 무상급식 예산 5천억원을 반영해 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상급식은 지자체와 교육청 소관”이라며 정부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정부에서 시행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지자체와 교육청 소관이라며 서로 책임 떠넘기는 형국이다.
앞서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은 지난달 30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무상급식 실시 및 예산 통과에 사실상 반대키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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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에 대한 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입장 정리 1) 무상급식 찬성 (유·초교 무상급식 전면실시) 2) 사실상 무상급식 반대 (현행 선별급식에서 10% 확대) |
이상규 기자 eco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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