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 둔내면에서 농업노동자로 일하던 외국인들이 대거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붙잡혀 갔다. 이들은 ‘취업 비자’ 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연행됐으며, 일부는 이미 강제출국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 7월 29일 둔내면의 한 농가 숙소 등지에서 28명의 태국 출신 외국인들을 붙잡아 갔으며, 8월 25일경에도 2명의 외국인들을 추가로 붙잡아 갔다. 8월 21일에는 ‘난폭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둔내파출소 경찰관들의 검문에 의해 태국인 5명이 연행된 뒤, 출입국관리소로 인계됐다. 붙잡혀간 사람들은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이송돼 구금중이거나 이미 강제출국된 것으로 알려졌다.
붙잡혀간 외국인노동자들 중 일부를 고용했던 농민 ㄱ씨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소가 보낸 단속반원들이 밤 9시에서 10시 사이에 숙소로 들이닥쳤으며, 외국인들은 소지품을 챙기지도 못한 채 붙잡혀 갔다. 이 농민은 “자고 있던 사람들을 개 끌고 가듯이 끌고 가면 되나? 살인자도 아니고 단지 돈 벌러 온 사람들인데, 휴대폰, 노트북도 못 챙겨가면서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이 농민은 “며칠 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가서 물품을 전달하고 돈도 입금해줬다”고 말했다. 반면, 춘천출입국관리소 측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 여권, 핸드폰, 돈을 비롯해 짐을 챙길 시간을 다 준 뒤 데려가는데, 본인이 짐을 빠뜨리는 경우에는 고용주에게 짐을 부쳐달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단속 경위에 대해, “‘신고’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확답을 피했지만, 잠자리에 들 시각에 숙소로 들이닥친 것으로 미루어 누군가의 ‘신고’에 의한 계획된 단속으로 추측되고 있다.
고용주였던 농민에 따르면, 잡혀간 사람들 중에는 한국에 온 지 두 달도 안 된 이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은 관광비자로 입국했으며 관광비자의 체류허가 기간은 90일이지만, 비자 없이 취업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 출입국사무소의 재랑에 따라 체류기간에 관계없이 출국을 시킨다.
이주노동자 농업일꾼 비중 커져가
횡성에는 결혼이민자들 외에 이미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농업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비전문취업 비자(E-9비자)’ 혹은 ‘방문취업 비자(H-2)’를 받아 농가에서 일하고 있는, 즉 ‘등록된’ 이주노동자들은 올해 8월 현재 74명이다. 그런데 ‘미등록 이주노동자’(취업비자 없이 노동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게 지역민들의 이야기다. 그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개 수백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횡성지역에서 ‘단기 농업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을 고용했던 농민 ㄱ씨는 “젊은 사람들이 없고 인구는 점차 고령화되는데, 그 사람들(외국인)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농민은 “우리는 5월부터 10월까지 농번기에만 인력이 필요하고, 농사일이란 게 새벽 4시부터 일을 해야 되는데, 합법 비자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쓸 수가 없다”며 “이렇게 잡아가면 농사를 짓기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농촌지역으로 들어오는 이주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미 전국적 추세이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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