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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글] 나는 작지만 깊은 누리교사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10.13|(90호)
김지희

“누리 선생님 ~~!”

해맑은 목소리로 아침마다 나를 반겨주는 아이들, 때론 피곤함에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날에도 아이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반가운 인사를 하며 내 품에 안길 때, 나는 그 아이들을 품에 안고 생각한다. ‘이놈들, 또 하루가 시작됐구나! (하하)’ 물론 그건 긍정의 생각이고, 나의 마음을 다잡는 다짐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나는 어린이집 누리교사이다. 누리교사는 만 3세-5세를 대상으로 어린이집 표준교육과정과 유치원 교육과정을 통합한 ‘누리과정’을 돕기 위한 보조교사의 또 다른 말이다. 횡성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제법 큰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어린이집, 나는 그곳에서 다섯 살 아이들과 하루 중 5시간을 함께 보낸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슈가 되었고 아직도 해결방법을 찾고 있는 누리과정, 사실 누리과정에 대한 지원이 끊긴다면 누리교사의 자리도 없어지는 것이 당연, 한때는 마음이 조마조마 할 정도로 자리의 위태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자리가 없어지는 것보다도 더 마음을 무겁게 했던 건, 나의 아침을 알려주는 알람시계와도 같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못 들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가끔 나의 두 손은 아이들을 위한 먹을거리로 가득 차 있기도 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내내 그려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말 그대로 아이들이다. 보면 보는 대로, 들으면 듣는 대로, 생각하면 생각하는 대로, 느끼면 느끼는 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 그런데 어른들은 순수한 아이들을 놓고 자신만의 잣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더 나아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검은 정책을 펴기도 한다. 또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이 불거지면서 어린이집 교사의 위신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일부에서 일어난 일들을 어디서나 그러는 것처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어린이집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 ‘내가 교사를 계속 해야 하는 걸까?’ 며 깊은 딜레마에 빠진 선생님들이 상당수다. 결국 교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경우도 생겼다. 안타깝지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나도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도,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틀려진다는 것을.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며 보육교사의 꿈을 키웠고, 그 꿈을 이뤘을 때 나는 그 어떤 것보다도 행복하고 뿌듯했다. 그때의 마음을 자꾸 되돌아보게 하는 요즘이다.

정교사, 보조교사, 학부모라는 틀에 박힌 굴레에서 벗어나 어른이라는 공통된 단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하나하나 모습을 존중해주고 사랑해준다면, 우리는 좀 더 나은 미래를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처럼 작지만 깊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할 것이다. 내 아이처럼...

김지희 : 36세, 횡성어린이집 누리교사. 결혼 전에는 은행 근무, 결혼 후에는 사무직 일을 하다 현재는 어린이집 교사로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방과 후 교육공동체에도 관심이 많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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