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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자녀의 결혼식
이용희 기자 | 승인 2015.10.29|(91호)

얼마 전 원주에서 열린 결혼식에 다녀왔다. 예식장은 많은 하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혼주(婚主)에게 축하인사를 전하기 위해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혼주 쪽 하객 중에는 횡성군 공무원들도 많았다. 축의금을 접수하고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일도 현직 공무원들이 하고 있었다. 혼주가 고위직 공무원 출신이니 현직 공무원이 하객으로 참석하는 것도, 대소사를 치르느라 정신없는 혼주가족을 위해 부족한 일손을 보태는 것도, 마냥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혼주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소위 ‘낙하산인사’로 영입된 이래 ‘실세’로 불리운다. 횡성군의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몇 몇 군수’ 중 한사람이라는 말까지 있는 터다. 혼주가 자녀의 결혼식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렸는지는 모르나, 몇 년 전 지방선거로 낙마한 정치인의 자녀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공무원들이 많지 않았던 것과 비교돼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옛 말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턱이 닳아 없어지지만 정승이 죽으면 찾는 이가 없다’ 하고 다른 나라 속담에도 ‘재판관집 나귀가 죽으면 사람들이 슬피운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권력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예식장의 공무원들이 마냥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더욱 보기 불편했던 것은 군수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공무원과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축의금을 접수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이었다. 안그래도 인사가 있을 때마다 뒷말이 무성한 터에 그 많은 하객이 몰려올 만큼 넓은 인간관계를 가진 혼주인데 굳이 현직에 있는 공무원, 게다가 하고많은 횡성군 공무원들 중에 굳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부서의 공무원이 그 자리에서 그 일을 했어야 했을까.

선배 공무원을 위해 후배공무원이 기꺼이 하객들의 방명록 작성을 돕고 축의금을 받은 것일 뿐 ‘줄서기’를 확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결혼식장을 찾은 많은 공무원들과 주민들도 ‘눈도장’을 찍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혼주가 그동안 쌓아온 선업(善業)의 결과라고 믿고 싶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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