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이 해마다 예산을 배정해 진행하고 있는 ‘우수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따라 횡성 관내 중학생 25명이 뉴질랜드로 떠나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를 갖게 됐다. 횡성이라는 좁은 생활권에 익숙해있는 청소년들이 나라밖 세계를 둘러보고 한층 더 넓고 깊은 사람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면, 이는 우리 모두가 응원하고 축복해 마땅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 어른들의 욕심, 안일, 무책임 때문에, 이 청소년들을 축복과 응원 속에 내보낼 수만은 없게 되었다. 이번 해외문화체험의 뒤안길에는 대다수 청소년들의 희생과 억울함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해외연수를 떠나게 된 중학생들은 모두 횡성인재육성관 ‘소속’, 즉 올해 인재육성관 수강생 선발시험에서 뽑힌 학생들이다. 수년에 걸쳐 언급되어 왔듯이, 연간 17억원이 넘는 예산지원 속에 횡성군립학원에서 무상으로 사교육을 제공받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상당한 특혜가 주어져 있는 터에,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해외연수의 기회마저 배타적으로 ‘독식’하는 것은 명백하게 ‘특혜’ 위의 ‘특혜’다.
때문에 해외연수의 기회만이라도 횡성 관내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 있는 횡성주민들의 요구사항이었다. 예산편성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 해외연수는 인재육성관의 내부사업도, 육성관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며, 횡성군 자치행정과가 직접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는 ‘교육’사업이다. 목적이든 방법이든 어느 무엇보다도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사업’이 이처럼 가장 비교육적인 ‘차별과 특혜’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어떤 말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자가당착이다.
그런데도 벌써 수년째 이 ‘반(反)교육적 차별정책’을 밀어붙이는 자들의 저의를 이해할 수가 없다. 공무원들은 “내년이면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소리는 전혀 새롭지 않다. 지난해에도 공무원들은 그렇게 말했었기 때문이다. ‘연수기회를 공정하게 확대하는 것’은 막대한 돈이 드는 일도, 눈치 볼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안하는가? 공무원들은 은근히 ‘학부모’들을 방패삼는다. 육성관의 학부모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교육정책을 세우고 집행할 때, ‘학부모들의 이기심’은 전혀 고려할 가치가 없는 변수다. 또 하나, ‘정책변화에 필요한 시간’을 핑계 삼기도 한다.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에 용역발주라도 필요한 것일까? 시간을 핑계삼는 것은 게으름의 반증일 뿐이다.
‘나도 해외연수 가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이유를 대줘야 할까? ‘수학 못하면 해외연수 갈 자격이 없는 거야’라고 답을 해야 하나? 그 천진한 청소년들은 ‘수학과목과 해외연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굳이 따져 묻지도 않는다. 체념과 포기를 일찍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1년을 안일하게 허송한 공무원들, 기존의 ‘나쁜 관행’에 편승하려고 압력을 넣었을 학부모들, 그리고 강건너 불보듯 무책임한 교육계 인사들, 그들이 함께 걷어차 버린 것이다. 아이들에겐 너무도 소중했을 ‘기회’의 사다리를.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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