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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과 켈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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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찌 됐든 영어가 학교교육에서 의무 과목이 된 지는 오래다. 횡성에서도 취학 전 아이들까지 영어교육이 확대되는 추세다.
횡성에 살고 있는 원어민 교사는 다섯 명. 지난 6월 7일 성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켈린(Kellyn Gross, 30·여)과 벤자민(Benzamin Farris Cooper, 27·남)을 만났다. 켈린은 갑천고, 성북초, 우천초에서, 벤은 청일중, 청일초, 갑천초, 수백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들 원어민교사들로부터 우리 교육현장에서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2011년 2월 한국에 왔으니 벌써 1년 반 가까이 한국의 문화와 교육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곳 횡성에 있을 예정인가.
(켈린) 우리는 에픽(EPIK, English Program In Korea)이라는 프로그램의 재정지원을 받아 일하고 있어요. 이번 6월에 계약기간이 만료됩니다. 1년의 계약기간 후에 있을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평가에 따라 계약을 더 연장할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외국인 교사로서 문화적 차이나 충격 같은 걸 느끼지는 않는지.
(벤)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방식의 의사결정과정이 일반적이고, 거기에 그냥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은 실망스럽습니다.
(켈린) 교육에 관한 저희의 의견을 좀 더 청취해주길 바라는데, 언어의 장벽도 있고, 우리한테 주어진 책임이 단지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한정된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속이 상한 아이, 슬픔에 빠진 아이, 우는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충격을 받았어요. 우선 그들을 달래주고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데, 여기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그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는 경향이 있어요. 미국에서는 나머지 학생들에게 자습할 과제를 내주고, 그 시간 동안 해당 아이를 진정시키는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당연한 일이에요. (이 대목에서 켈린의 목소리 톤이 조금씩 높아졌다.)
미국에서도 규율(discipline) 문제는 학교현장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에요. 서구적인, 미국적인 방법이 최선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교사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지우지 않아요. 교장과 교감, 학생, 학부모, 공동체, 상담전문가 등이 함께 학생 문제에 개입합니다.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거죠.
(벤) 학교마다 심리학을 전공한 상담사를 두는 것이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학생들이 영어수업을 잘 받고 있는지.
(켈린) 영어에 아예 관심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영어에 대한 적개심만 키우는 것 같아요. 차라리 영어 과목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 영어에 대한 의무교육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학생들의 편차 문제도 있어요.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도 있거든요. 나름대로 시간을 배분해서 개별지도도 해보지만, 수업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에 대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힘들어 답답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영어지도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켈린) 아이들이 ‘안심하는 것’(feel safe)이 매우 중요해요. 실수하는 아이를 보고 교사나 학생들이 웃곤 하는데, 그러면 아이들은 공포를 느껴요. 실수해도 ‘오케이(OK)’라고 하세요.
(벤) 칭찬하세요.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 나중에 아이들이 스스로 교정할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각자 알고 있는 영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학생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서로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해요. 그러면서 격려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방법은 꽤 효과를 봅니다. 한국에서는 말하기(speaking) 지도를 너무 강조하는 것 같아요. 어릴수록 발음연습과 읽기(reading) 연습이 아주 중요합니다.
두 분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모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영어교육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낍니까.
(켈린) 예,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좀 더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요. 아직 영어과목이 새롭고 흥미롭기 때문일 거예요. 그 아이들과는 게임이나 역할극 같은 것을 통해 영어로 상호소통해볼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요.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성취감도 더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반면 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도는 떨어져요. 많은 학생들이 자라면서 영어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더 이상 영어수업에는 관심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목표는 학생들이 수업에 주인의식(ownership)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지만, 아직 목표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벤) 저도 중학생과 초등학생들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있다고 느낍니다. 초등학생들은 아직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고 있고, 교사나 사회가 가르쳐서가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그런데, 일단 시험을 치르게 되고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면 선호가 바뀌게 되는 것 같아요. 시험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중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호기심과 내적 동기를 잃어버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는 문법이고 규칙이며, 학생들은 그것에 대한 점수를 받습니다. 내가 그것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영어에 관심을 잃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벤)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해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지 고민이 됩니다.
(켈린) 교사와 학생은 동반자관계(파트너십)여야 합니다. 우리가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학교교육의 잘못을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교육을 좀 더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서입니다.
켈린과 벤자민은 둘 다 미국에서 왔다. 켈린은 오레곤주 출신, 벤은 몬타나 주 출신이지만 같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한국의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한국계 친구들과 사귀었던 것도 한국에 오게 된 배경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켈린. 영어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낀다는 벤.
언어가 소통을 위한 도구라면 우리의 아이들이 즐겁게 영어를 배우고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의 소통이 가장 먼저 갖추어져야 하지 않을까.이창조 전문기자
이창조 전문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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