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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영화·드라마 촬영지 애물단지 전락‘겨울연가’ ‘모래시계’ ‘토지’ 등 마케팅·관리 기능 부재, 방치 수준
제천·경주 등 영상관광지 성공 벤치마킹 필요…강원도는 영상위원회도 없어
황유리 인턴기자 | 승인 2011.01.06|(0호)

 도내 드라마 및 영화 촬영지가 지자체의 마케팅 및 관리 부재로 방치되고 있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는 영상제작자들에게 촬영 섭외 1순위로 손꼽힌다. 덕분에 도내에는 ‘겨울연가’ ‘모래시계’ ‘토지’ ‘웰컴투 동막골’ 등 드라마 및 영화촬영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촬영장 유치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기대와는 달리 지자체와 사업자의 관리 미숙으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다.


‘토지’세트장, 흉물로 방치

 2004년 인기리에 방영된 대하드라마 ‘토지’ 세트장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 횡성군이 우천면 두곡리 일대에 약 24억원을 투자해 20만6,670㎡의 부지를 매입하고 민간 업체와 합작으로 ‘횡성테마랜드’를 열었지만 지자체와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개장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횡성군이 영상관광단지 조성에 필요한 28만500㎡의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민간사업자가 지난 2008년 세트장 운영을 중단한 것. 협약서 체결에 있어 미숙한 태도를 보인 횡성군과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업체 측에 의해 토지 세트장은 3년 째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 겨울연가 촬영지 ‘준상이네 집’은 한 때 하루 500명이 찾을 정도로 춘천의 명소로 떠올랐지만, 한류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찾는 사람이 뚝 끊겼다. 준상이네 집을 포함한 소양3지구는 재개발이 예정돼 철거를 앞두고 있다.
 

환영받지 못하는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에 세워진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은 한때 주말 관광객이 3000여명까지 몰리는 등 대박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요즘은 여름철에만 겨우 300여명 정도가 찾는 등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날이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거의 없다. 영화 흥행에 편승해 1회성 관광지로 유명세를 탄 후 지자체의 관심을 받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우다.  

 율치리 이장 김문규씨는 “올해 촌장댁 지붕 보수 작업을 하느라 예산이 바닥나 세트장을 관리하던 마을 주민 한 명도 두지 못 하는 상황에 있다”며 “평창군이 ‘동막골’을 브랜드화 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평창군 관광개발과 관계자는 “세트장 규모가 작은 편이고 특별한 체험이나 놀거리가 마련돼 있지 않아 관광객이 찾아도 다소 실망스럽기는 할 것”이라며 “관리가 어려워 차라리 세트장을 폐쇄하려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화리조트가 운영하는 ‘설악시네라마’

 설악시네라마는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오픈세트장 건설 사업을 유치했다. 드라마 ‘대조영’ 촬영을 위해 지어진 설악시네라마는 고구려 성을 포함한 고구려 양식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트장이다. 때문에 대조영 종영 후에도 ‘쾌도 홍길동’을 비롯해 ‘자명고’ ‘천추 태후’ ‘근초고왕’ 등의 촬영이 이어졌다. 리조트가 직접 운영하는 설악시네라마는 지속적인 영상 촬영 유치와 더불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발해 역사를 학습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한화리조트 관계자는 “촬영이 끝난 후에도 가족단위 고객이 방문할 수 있는 관람시설로 이용하고 있다”며 “수익사업을 위해 건설한 것이 아닌 만큼 리조트 내 각종 관광 시설의 구색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도내에서도 그나마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는 설악시네라마의 경우 한화리조트의 마케팅 덕에 이름값을 유지하고 있다.


경주·제천 등 벤치마킹 필요


 전라북도 부안의 영상테마파크는 전주영상위원회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왕의 남자’ ‘불멸의 이순신’ ‘태양인 이제마’ ‘이산’ ‘한반도’ ‘궁녀’ ‘황진이’ 등 촬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지매’ ‘추노’ ‘신기전’ ‘선덕여왕’ ‘명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 영화와 TV드라마 촬영으로 호황을 누리는 제천시 청풍면 소재 세트장은 청풍영상위원회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불패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성공적인 운영 사례이다.    

 영상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주시의 경우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증, 대규모 영상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드라마 '선덕여왕'이 경주에 세트장을 마련하고 촬영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동이’ ‘난닝구’ ‘전우’ ‘이웃집 웬수’ ‘나쁜남자’ 등 드라마 촬영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의 고비용 저효율의 세트장 유치가 아닌 촬영지 제공과 행정지원이라는 저비용 고효율 방식으로의 전환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밖에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세트장이 종영 후 경주시로 옮겨진다. 600평이란 엄청난 규모의 세트장은 드라마의 인기와 완성도와 함께 지역발전과 기간산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영상위원회 부재의 강원도, 전국 유일 

 대규모 세트장뿐만 아니라 시청률 50%를 넘나들던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도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관광객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춘천의 ‘겨울연가’, 양양군 서면의 ‘가을동화’, 강릉시 정동진의 ‘모래시계’ 촬영지 등이 그 예다. 겨울연가 촬영지 ‘준상이네 집’은 한 때 춘천의 명소로 떠올랐지만 현재 내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 한류 열풍이 시들해지면서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퇴락했다는 이유로 시 당국은 재개발 지구로 정하고 철거를 고민 중이다. 결론적으로 1회성 방문객 유치에 만족하기보다 주변의 명물과 관광지와의 연계를 통해 관광 상품으로서의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에만 부재하는 영상위원회의 설립도 시급하다.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부안의 영상테마파크나 청풍의 세트장은 영상위원회와 지자체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트장 및 촬영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지자체의 행정적인 지원과 영상위원회의 전략적 기획이 시급한 시점이다.


황유리 인턴기자  sophia21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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