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독자의 글]‘장윤정 팬 카페'와의 인연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5.11.11|(92호)
정명자( 45세) : 아들 딸 삼남매를 키우며, 공근면 학담리 선골마을에서 저농약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맛있게 생산한 복숭아가 횡성의 브랜드가 되기를, 또 열심히 글을 써서 수필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부산에서 첫 애를 낳고 살고 있었다. 고향인 횡성 공근면에 계신 시어머니께서 복숭아나무를 심었다고 하시며, 우리에게 과수원을 하는 게 앞으로 낫지 않을까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의논 끝에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막막한 시골 삶이 시작되었다. 나는 시어른 세 분을 모시고 살았다. 시아버님, 시어머님, 작은 시아버님. 지금은 두 분이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만 계신다.

시각 장애인인 작은 시아버님이 살아계실 때는 난 그분의 손과 발이 되어드려야 했다. 태어나셔서 이 좋은 세상을 한 번도 못 보고 돌아가신 그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작은 시아버님과 나는 집안에서 서로의 말동무가 되었다. 작은 시아버님은 당신이 살아오신 인생 이야기를 하시고, 난 내가 살아온 삶을 들려드리며 아이를 키우며 살았다.

큰 아이가 한 살 때, 내가 서른셋일 때다. 나는 큰마음을 먹고 시어머님께 아기를 맡기고, 한 동네 사는 고모와 택시를 타고 횡성 시내로 ‘한우축제’를 보러가게 되었다. 2004년 10월 초순이었다. 그곳 공연장에서 가수 장윤정을 보게 되었다. ‘어머나’라는 노래가 신나고 장윤정이 깜찍해서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

2010년, 우리 큰 아들이 커서 공근 어린이집에 다닐 때, 친한 언니가 중고 컴퓨터를 갖고 와서 우리 집에 설치해주고 갔다. 나는 날마다 장윤정 노래를 컴퓨터로 듣다가, 드디어 6월 8일 ‘장윤정 팬 카페’에 들게 되었다.

팬 카페에서 나는 내 일상적인 생활을 글로 쓰곤 했다. 회원들과 글로 소통하며 서로 댓글을 달아주며 콘서트에 다녀오기도 했다. 첫 콘서트 가던 날이 지금도 생생하다. 난생 처음 갔던 콘서트. 2010년 9월 18일 서울 충무 아트홀 장윤정 콘서트에서 나는 신나서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박수도 쳤다.

그 뒤로 나는 더 열심히 팬 카페에 글을 자주 올렸다. 그때 내 글에 유난히 댓글을 많이 달아주던 한 언니에게 나는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 뒤로 나는 언니와 통화를 자주 했다. 내가 살아온 얘기와 내 속내를 마음껏 털어놓았다.

“언니,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고 사는 게 두려워요. 사람 마음을 모르겠어요.”

내 말에 언니는 자기도 사람들에게 실망을 많이 해서 이젠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사람 눈에 피눈물 나게 하지 말고, 너무 잘 하려고 하지도 말고, 남에게 베푼 것을 돌려 받으려고 하지 마라. 그러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 말을 지금도 마음속에 새기며 산다. 언니는 서울에 살아서 한 번밖에 못 봤지만, 쉼터 같은 언니가 내 곁에 있어 든든하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비슷하다. 언니는 내가 하고픈 말을 대신 해주는 사람 같아서 ‘이심전심’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싶다. 우리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지금처럼만 잘 지내고 싶다.

나만 힘들고 외롭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회원들과 글로 소통하면서 삶에는 굴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내 안에 음악적인 흥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만약 팬 카페에 가입하지 않고 살았다면 회원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내 성향도 모르고, 또 신세한탄만 하며 살았을 것이다. 팬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좋았고 내게 도움이 되었다.

팬 카페에서 얼굴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떻게 마음을 의지하며 지낼 수 있냐고 사람들은 물어본다. 사이버 공간에 대해 요즘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생각하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장윤정 팬 카페 회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 우리는 혈연으로 맺은 가족은 아니지만, 공통분모를 가지고 만났기에 또 다른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각자 살기 바쁘고 볼 수도 없지만, 지금처럼 서로 보듬고 살았으면 해요. 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횡성희망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