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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본사람 되고 싶어[행복한 동행]모우에히로꼬
이용희 기자 | 승인 2012.07.24|(0호)

모우에 히로꼬(45세)



                   
▲ 다문화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돕는 다문화이해교실 강사이기도 하다. 횡성의 초등학생들에게 종이접기로 스모(일본전통씨름)선수 만들기를 알려주는 모습.

 “선생님... 선생님...” 13년 전에 중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일본어를 가르칠 때,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어색했다. 왜냐면 일본에 있던 시절에 선생님라고 부른 사람은 없었다. 여기 한국에 와서 한국말 수준은 학생들이 나에게는 선생님이다. 내가 유치원 아이보다 한국말을 못해서 그때는 아주 충격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감은 없고 한국 사람들 만나는 것이 아주 싫었다. 누가 말하면 무조건 “네”라고만 대답했고 말이 길어지면 도망치기도 했다. 아마 말 걸었던 분은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나는 1997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왔다. 1년 후 동네에 사시는 아저씨가 선생님을 해보라고 고등학교를 소개해주셨다. 처음에는 해도 괜찮은지, 경험도 없고 여러 걱정거리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주여성으로 일거리 찾기가 어렵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어서 하기로 했다. 가족들이 열심히 하라고 응원을 해주었다. 

 수업 첫날 잔뜩 긴장하고 교실에 갔다. 교실 문을 열 때 집에 가고 싶은 생각도 나고, 일본어를 잘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도 아주 무겁게 느꼈다. 드르륵 문 여는 소리에 일시에 학생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길에서 걷고 있었다면 그냥 한국 사람으로 봤을 텐데 그때는 외국인이라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우에 히로꼬라고 하무니다.” “선생님, 일본에서 왔어요.” “네.”라고 대답하니까 학생들은 “와~.”하고 소리쳤다. 일본사람을 처음 봤구나 하고 생각하니 나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한국어를 못해서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나한테 자신감을 주는 사람은 학생들이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벌써 일본어 강사를 10년 넘게 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여러 학생들을 만났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부터 수업 시작하자마자 자는 학생도 있다. 수업이 잘 되고 있으면  더 가르치고 싶고 보람도 있고 힘도 생긴다. 하지만 좋은 학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마음이 보이지 않으면 지옥 같다. 화나고 포기하고 싶고 그런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워진다. 학생들은 그런 내 마음을 모르겠죠! 

 일본어 강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인격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도 많이 변했다. 10년 전에는  공부하기 싫어서 엎드려서 자는 아이가 있고, 요즘은 휴대폰을 갖고 놀기도 한다. 10년 전처럼 선생님이라고 내세우면 아이들이 수업을 받아주지 않는다. 친구처럼 해야 좀 수업을 듣는다. 교과서만 가지고 수업하기도 어렵다. 게임도 하고 영상도 보고, 요리하고 노래도 부르고, 여러 방법을 써야 학생들이 따라온다. 혼내지 말고 엄마나 친구처럼 타이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진짜 힘들다. 당신들(학생)을 내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느낌이다. 

 또 일본은 한국에 나쁜 역사가 있는 것을 알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독도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로 일본 정부가 사과를 하면, 여기에 살고 있는 내가 마음 편할 텐데 어쩔 때는 마음이 아주 불편해서 일본사람이라고 말하기가 싫다. 

 앞으로 일본어 강사를 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서로 이해하면서 사이좋게 살도록 작은 역할을 하고 싶다. 예전에 한국 대학생이 일본 지하철에서 일본 사람을 구한 적이 있다. 그 때 일본 사람들은 감동받고 한국 사람을 새롭게 보았다. 나를 통해서 일본에 대한 나쁜 감정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 한국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본 사람이 되고 싶다. 
 
                            
모우에 히로꼬(45세): 농사짓는 시부모님, 보일러 기사인 남편, 예쁜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횡성읍 가담리에 살고 있다. 일본어 강사와 미디어 강사 활동을 하며, 좋은 다큐멘터리 작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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