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몇 점에 하늘은 더 파랗다
무릎 꿇고 정성껏 기도를 한다
엊저녁 폭우가 왔다
분명 칠석 하루 전날 견우직녀의 마차 씻는
*세차(洗車)로(露)였다
동쪽 산 위, 물안개 뽀얗게 오르고
하늘가, 하얀 치맛자락 부여잡고, 흰 너울 쓰고
구름 속에 숨어 깊은 밤,
그대 창가에 내리고 있다
고개 숙인 마음을 잡고 돌아오는 길,
나도 몰래 동쪽 산마루 보고 말았다
흰 구름 날렵한 버선코에 마차를 타는 흰 여인의 형상
구름마차 뭉게뭉게 가득하니, 이내 가득할 저 산 너머
또 당겨오는 구름의 손짓, 그냥 산위로 올라가서
잡고 싶은 저 구름선
하늘만 보다 땅을 보는 순간 어지럼증 돋는다
‘ 위험, 추락주의, 접근금지,’
도로가 파인 자리, 빨간 삼색 경고판
시커먼 진흙탕에 어리는 그대,
차창가에 꽂혀있는 플라스틱 꽃들 뚝뚝 떨어지는데,
그대 창밖에 떠도는 매지구름이 보인다
도로 공사 중, 마음도 공사 중이다.
♦최보정 (시인. 우천면)
*세차로 : 칠월 칠석하루 전 날 오는 비는 견우직녀를 태울 마차를 씻는 비라고 한다.
최보정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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