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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사람들] 3대째 떡 만드는 부흥방앗간과 둔내기증떡집“똑같은 시간에 형제가 부모님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듭니다”
구현석 기자 | 승인 2016.02.19|(98호)

일년 내내 맛있는 기증떡
제 맛내기 어렵고 표준화 힘들어

“생계안되는 걸 자식들에게 물려줄 순 없지만
지들이 하고 싶다면 아는 만큼 알려 줘야죠“

횡성쌀․횡성막걸리로 전통 맛 담아
입소문퍼지며 주문량 늘어

삼한시대 전설의 왕인 진한의 태기왕이 마지막 전투를 벌이다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는 태기산 자락에서 시작되어 주천강을 사이에 두고 곡창지대를 이루는 산간분지가 둔내면이다. 해발 400미터의 준 고랭지 둔내면 자포곡리와 두원리에 가면 3대째 떡을 만드는 명인을 만날 수 있다. 시장에서 할머니께 여쭤보면 “일로 쭉 가면 나와여. 떡을 잘 맹그는 집이래요” 하면서 가르쳐 주시는데, 형님 이상정(48세)씨의 부흥방앗간과 아우 이상현(46세)씨가 1키로 떨어져 운영하는 둔내기증떡집이 그곳이다.

설 전 부흥 떡방앗간에는 마당에 차를 세우고 줄을 서서 박스에 담긴 기증떡을 사가려는 사람으로 붐볐다. 주인 이상정씨는 스팀을 조절하느라 부인은 떡을 파느라 바빴다. 추석에만 차례상에 올라갔던 기증떡이 설날에 가래떡과 함께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만들기 힘들다는 증편을 설날에도 이렇게 두 형제가 만들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부흥방앗간 이상정씨와 둔내기정떡집 이상현씨의 어머니 김옥란 여사. 김옥란여사가 시집왔을 때 시댁은 방앗간을 하고 있었다. 사진 둔내기정떡집 사이트

두 형제의 어머니 김옥순씨가 시집왔던 50년 전부터 조부모는 떡방앗간을 하고 계셨으니 무척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린 나이에 놀 시간도 부족했던 이 씨 형제들은 명절 때 너무도 힘든 방앗간 심부름에 시달렸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때는 손님들과 함께 밥도 먹고, 자고나서 떡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아” 훈훈하고 넉넉했던 기억이 안개처럼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었다. 그래도 형이 가업을 이어받고 동생이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방앗간을 하게 될 때는 어릴 적 추억이 살아나 자연스럽게 천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횡성쌀과 횡성막걸리로 기증떡 본연의 맛을 담고 있는 둔내기정떡집의 기증떡

가업을 이어 좋은 전통음식을 만들고 싶었던 이씨 형제가 극복해야할 첫 관문은 전통의 맛과 부드럽고 쫀득한 맛을 내야하는 점이었다. 기증떡은 떡 중에 가장 손이 많이 가면서도 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 떡이다. 횡성 쌀을 사용하고 원주에서 만든 횡성 막걸리로 발효를 충분히 시킨 뒤에 만드는데 쌀 맛과 막걸리 효모균의 활력, 발효 외기 온도와 시간, 찌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표준화시키기가 힘들고 대량으로 만들 때는 더 어렵다고. 그런데 맛을 내는데 으뜸은 떡 만들 때의 기분이라고 한다. “내 마음에 맞게 떡이 나와서 가야지 내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지요”

두 번째 관문은 기증떡 전통의 맛을 살리면서도 보기에도 좋고 색다른 감각을 주는 먹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쑥과 단호박도 첨가해보고 블루베리나 복분자로 장식도 해봤는데 “기증떡 본연의 맛을 가려서인지 소비자가 잘 찾지 않”았다고한다. 수익도 많지 않고 만들기도 제일 어렵고 볼품도 수수한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찾는 건 백설같이 희고 흰 쌀,창공의 철새처럼 뿌려진 검정 깨, 해님과 달님처럼 밤 대추로 수놓은 기증떡이었다.

가장 어려운 관문은 좋은 음식을 알리는 길인데 지금은 웰리힐리리조트에 오가는 사람에게 많이 알려져 박스로 사가는 사람이 늘었다. 입소문이 제일 빠르다고 소문이 퍼져 꾸준히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3대째 기정떡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둔내기정떡집의 동생 이상현씨

제일 바라는 점을 묻자 “관에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싶어도 연구를 할 수가 없고 매출이 안정되지 않아 디자인이나 마케팅도 하기 힘들어요. 농업을 지원하듯이 우리 쌀의 소비를 늘리는 한과나 떡에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쵸코파이처럼 맛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잖아요. ”라며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옛날에 떡은 명절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귀한 음식도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도 아니다. 이상현씨의 자녀 이건우(초교3학년) 이건희(초교5학년) 어린이에게 간식으로 떡하고 빵이 나오면 무얼 먹겠냐고 물었더니 “맛있는 떡이 나오면 떡을 고르겠어요. 영양찰떡을 좋아해요” 라는 떡집 아들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이상현씨에게 가업을 이어가는 힘을 묻자 “ 대체상품이 너무 많아 기증떡이 많이 팔려나갈 것 같진 않습니다. 소비자가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여태까지는 기증떡에 관심 있어서 업을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생계가 안 되는 걸 물려 줄 순 없죠” 하면서도 “나중에 지들이 하고 싶다면 아는 만큼 알려 줘야죠” 하며 빙그레 웃는다. <구현석 시민기자>

구현석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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