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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주박사. 원주> |
뭐 먹으면 좋을까요. 벌나무가 좋다는데 어디에 좋은 겁니까. 민들레는요.
진료실에서든 가벼운 술자리에서든 한의사란 직업 때문에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질문은 가볍게 던지시지만 대답하기엔 너무나 난감합니다.
왜 하필 민들레야. 벌나무가 무슨 죄졌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동시에 민들레는 몇 년이나 갈까. 벌나무 이야기 나오는 거 보니까 헛개나무로 벌 돈은 다 벌었나보네 하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술도 계속 먹고 싶고, 밀가루음식도 계속 먹고 싶고, 밤늦게까지 게임도 해야 하고, 병원이란 곳에 가면 술 먹지 말아라. 밀가루음식 먹지 말아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담배 끊어라 등등 하지 말라는 것이 너무 많으니 의사에게 건강상담을 하기는 너무도 싫어집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같은 질병에 쉽게 걸리게 되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삼겹살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아버지, 또 큰 형님이 간암으로 돌아가신 가족력이 있음에도 도무지 술의 단 맛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이 있습니다. 헛개나무가 술독을 그렇게 잘 빼준다네! 민들레가 항암효과가 그렇게 좋다는데! 얼마나 좋습니까. 술 끊어라라는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술 열심히 먹고 헛개나무 삶은 물 먹으면 술독이 다 풀어진다는데.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알코올성 간암환자가 다 없어졌나요. 민들레 열풍에 위암환자 대장암환자는 많이 줄었던가요.
과거로 돌아가 보세요. 두충나무 많이도 심으셨지요. 그래서 돈좀 버셨나요. 오가피 나무는 어땠습니까. 그렇게 몸에 좋다고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는 통에 나도 한번 심어보자 하셨는데, 누가 사가기는 하던가요.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뭘 하나 더 해야 하는 우리네 약한 심성을 파고드는 상술에 다들 휩쓸렸던 것 아니었던가요. 심지어는 산양산삼도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던가요.
우리의 땅 곳곳에 살아있는 온갖 종류의 풀과 나물들은 모두 다 나름대로의 약성을 가지고 있는 약초 혹은 약용식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쇠비름은 마치현, 민들레는 포공영, 밤은 건율, 참깨도 약이요, 들깨도 약이고, 배추도 약이며, 무도 약입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늘 먹는 쌀도 약으로 씁니다. 신농본초이래 본초강목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약용식물의 효능을 종합해보면 당귀도 만병통치약이고, 천궁도 만병통치약이며 두충 또한 만병통치약처럼 보입니다. 한의대에서 쓰고 있는 교과서를 보아도 모든 약재들이 고치지 못하는 병이 없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왜 하필 민들레일까. 왜 하필 오가피였을까. 정답은 여러분들이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물들이 또다른 유행을 창조할지 예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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