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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군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불법의류수거함들. 모양과 재질도 각각이다. 칠이 벗겨진 채 녹이 슬어 미관을 해치고 차량왕래가 많은 이면도로 교차로나 좁은 인도를 차지하고 통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일부 수거함은 공익사업인 것처럼 되어 있지만 사실상 모두 개인사업자가 설치한 불법설치물이다. |
최근 횡성군 곳곳에 놓여져 있던 우체통 모양의 철제박스나 커다란 고무물통으로 된 의류수거함이 사라졌다. 횡성군이 모두 철거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안 입는 옷을 버려야 할 때 가까이에 있는 의류수거함에 버리는 주민들이 많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때나 버릴 수 있는데다 따로 봉투에 담아 버려야하는 불편함도 없다. 게다가 자신에게는 더 이상 필요가 없지만 쓰레기통에 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되는 옷을 모아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어려운 이웃도 도운다는 취지도 좋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버스 정류장에 의류수거함이 있는 경우도 있어 외출하는 길에 옷을 버릴 수 있어 편리한 점도 있다. 그런데 왜 횡성군은 의류수거함을 모두 철거했을까? 그리고 의류수거함이 없어진 이후 옷들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 불법의류수거함 모두 철거
횡성군이 4월 말까지 일제히 철거에 나선 횡성군 내의 의류수거함은 223개. 횡성읍이 122개로 가장 많다. 철거된 의류수거함이 5개 이하인 면은 청일면(1개), 갑천면(4개) 공근면(5개)으로 많고 적은 차이는 있지만 횡성군 각 읍면 모두 의류수거함이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 의류수거함은 대부분 도로에 놓여져 있지만 모두 현행 도로법 상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에 해당되는 불법 시설물로, 때가 되면 의류수거함의 옷들을 수거해 가는 이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아진 옷을 가져갈 뿐 수거함에 대한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수거함 모양이나 재질이 들쭉날쭉한 것은 물론 녹슬고 칠이 벗겨져 도시 미관을 해치고 차량통행이나 주차를 방해해 크고 작은 민원을 발생시켜왔다.
운영주체도 명확하지 않다. 의류수거함 겉에 ‘00자원’ 혹은 ‘00단체’등의 이름을 내걸고 공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되어있지만 사실상 개인업자의 배만 불려왔다는 불편한 진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 지자체마다 정비에 나서고 있다. 횡성군이 의류수거함 일제 정비에 나선 이유다.
횡성군은 횡성군내의 의류수거함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해 자진철거를 요청하는 공고를 냈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에 나섰다.
#옷과 이불 버리려면
의류수거함이 사라진 것에 대해 당장 불편을 느끼는 주민은 많지 않다. 매일 옷이나 이불을 버려야하는 주민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의류수거함이 없어지자 어떻게 버려야 할지 난감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 횡성군청정사업소에 따르면 수거된 옷이나 이불은 자원으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내용물이 보이는 비닐에 담아 재활용 수거일에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단 솜이불은 재활용이 안되므로 소각용(분홍색)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도로설치 허가 규정없다는 횡성군
정비 후 취약계층 연계해 운영하는 지자체도
비닐에 담아 버린다고 해도 눈비에 젖을 경우 자원으로 재활용의 의미가 떨어지고 주민들의 편의와 도시미관을 위해 의류수거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횡성군이 의류수거함을 운영할 수 없냐는 질문에 청정사업소측은 “현재 철거한 의류수거함의 절반인 100여개를 설치한다 해도 관리와 수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수거된 의류를 판매한 금액으로는 관리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또 도로에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에 의류수거함 설치여부는 도로 시설물을 담당하는 안전건설과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청정사업소의 답변처럼 불법의류수거함의 철거를 결정한 것은 횡성군 안전건설과. 안전건설과 담당자는 “현행 도로법상 도로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목록에 의류수거함이 없”다며 의류수거함이 없어진 이후의 대책은 “지금부터 알아봐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불법의류 수거함을 철거한 지자체 중에는 지자체에서 통일된 규격의 의류수거함을 설치해 저소득계층이나 보훈단체,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공익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의류수거함을 지자체나 주민들의 알림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도로법상 허가목록에 없다는 횡성군의 답변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횡성환경운동연합 김효영 사무국장은 “자원재활용이라는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이용해 개인업자가 이익을 취하는 불법 의류수거함은 사라져야 한다”며 “(횡성군이) 의류수거함 운영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취약계층의 사회적 기업과 연계하는 등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횡성군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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