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과 농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생산과 가공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이익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이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살림농산이 주목받는 것은 국내산 농산물을 원료로 한 가공회사로 협동조합 방식의 운영과 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추구하는 가치경영 때문이다. 살림농산을 이끌고 있는 김상범 이사장을 만나 농촌, 농업 문제의 현실적 대안과 과제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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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범 이사장 |
1987년 ‘원주 한살림 생활협동조합’이 직영하는 가공공장으로 출발했다가 2008년 분리 독립한 뒤, 2010년부터 횡성군 공근면 초원리에 터를 잡았다. ‘협동기업’ ‘시민기업’을 표방하는 살림농산은 원주한살림생협, 농민회, 지역농민,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연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기업’을 실천하는 곳으로 2009년 1000만원, 2010년 1000만원, 2012년 500만원 등 해마다 이익금의 일정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당면과제는 생산농가와의 원료 직거래 체제를 만드는 것
- 살림농산의 주요 생산품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김 : 살림농산은 원래 한살림(생협) 활동의 일환으로 참기름 들기름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급적 농약을 쓰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려 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산 깨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원칙은 지키고 있습니다. 초기부터 한살림 운동의 대표적인 상품이었고, 좋은 평가를 계속 받아오고 있습니다. 시중에 나오는 기름 중에는 원료를 속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기름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합니까.
김 : 슈퍼마켓에 가보면 다른 회사의 기름들이 우리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원료가 싸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이나 아프리카 수단에서 수입된 원료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산 깨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나고, 소비자들도 우리 기름이 맛과 향에서 훨씬 우수하다고 합니다.
- 기름 생산과 관련한 당면과제가 있습니까.
김 : 현재 참깨나 들깨 원료를 수매하는데 있어 생산자와 직접적인 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실무진이 원료 구매를 위해 전라도에 출장을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잡곡의 유통을 중간상인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것을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는 체계로 만드는 일이 어렵습니다. 지금 살림농산은 그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개별농가를 대상으로 깨를 수매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 작업에는 최소 10억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그 자금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 살림농산은 현재 횡성에 터를 잡고 있습니다. 횡성지역 생산자와의 협력계획은 있습니까.
김 : 중부지역은 참깨 생산이 적은 편입니다. 깨의 질도 남부지역과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하지만, 횡성지역의 깨 생산자들과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군에도 협조를 요청해두었고, 청일, 갑천면의 개별 농가에도 제안을 해 둔 상태입니다. 시중가격보다 높게 수매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협의 중입니다.
- 살림농산이 일반기업들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까.
김 : 살림농산은 주식회사입니다. 그러나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협동조합적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주를 모집할 때도 협동조합이나 한살림운동에 동의하는 분을 주주로 모시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에서 태어나 ‘협동조합적 운영’을 중시
- 주식회사는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 반면, 협동조합은 출자액에 관계없이 1인당 1표의 의결권을 갖게 됩니다. 살림농산의 협동조합적 운영방식이란 어떤 것입니까.
김 : 주식회사는 과점 주주의 의사에 따라 모든 것이 좌우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점 주주가 있더라도 그 주주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습니다. 총회나 이사회에서 결의를 할 때, 과점 주주 스스로 주식회사에서와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고, 다른 주주도 그것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올 12월이면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됩니다. 현재 살림농산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경우의 장단점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 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나요.
김 : 살림농산도 법적으론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과점 주주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필요를 느낍니다. 또 우리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한다면 다른 협동조합의 생성에도 자극이 될 듯합니다.
- 현재 살림농산의 주주들은 누구입니까.
김 : 개인주주도 있고 법인이나 단체 주주도 있습니다. 설립당시부터 원주한살림생협이 51%의 주식을 보유한 과점 주주였는데, 지난해 말 증좌과정을 통해 한살림의 지분율을 35%로 낮췄습니다.
- 개인 주주들의 특징이 있습니까.
김 : 한살림 조합원이 대부분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살림의 뜻과 정신을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
- 한살림의 뜻과 정신을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김 :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그 생명을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기업 지향
- 살림농산은 지난해 횡성군내 중학생 5명에게 학업지원비를, 올해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 ‘고른기회 배움터’에 간식비를 일부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김 : 해마다 잉여금의 1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원주에는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 활동에 협조해왔고, 연말 연탄나누기 행사지원 등 능력이 닿는 데까지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농민들을 위한 생산안정기금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 농민을 위한 안정기금이란 무엇입니까.
김 : 앞으로 살림농산과의 계약에 따라 생산하는 농가에서 자연재해와 같은 피해를 입을 경우, 충분치 않더라도 도움을 주려면 기금이 필요합니다. 상호부조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 살림농산의 장기적 과제와 계획은 무엇입니까.
김 : 우선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원료를 수매하는 것입니다. 또 우리 기름의 공급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현재 살림농산의 참기름, 들기름은 95% 이상 한살림생협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사회의 학교급식이나 공공급식 등에도 안전한 먹거리가 좀 더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해서 늘어나는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입니다
이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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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림농산이 생산하고 있는 참기름, 들기름, 볶은 참깨. 이 상품들은 전량 '한살림'에 공급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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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림농산의 작업장. |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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