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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정빵집의 찐빵은 횡성시장을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품어주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만들어진다. 어머니의 손맛을 30여년간 지켜온 희정빵집의 손경자씨. 아직도 매일 새벽 한결같은 마음으로 반죽을 준비해 찐빵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인 횡성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
횡성시장에는 몽실몽실한 찐빵을 쟁반에 나란히 줄지어 빚어 놓은 찐빵집이 있다. 횡성사람이면 다 안다. 횡성시장에서 30년을 지켜온 손맛으로 이름 난 손경자(66)씨가 운영하는 희정빵집이다.
“아휴, 옛날엔 다들 배고팠지 뭐. 장날이라고 읍에 나와도 밥 한 그릇 맘 놓고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어. 찐빵으로 고픈 배 달래려는 이들로 장날이면 아주 앉을 자리도 없이 가득했지”
예전에는 좁은 가게 안, 몇 안 되는 자리마다 접시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찐빵접시를 놓고 마주 앉은 촌노들이 가득했었다. 시골에서 읍내로 장보러 나온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대신 찐빵으로 시장기를 달래곤 했다. 찐빵 5개에 천원, 3개만 먹어도 웬만큼 시장기를 달랠 수 있었던 찐빵은 든든한 먹을거리였다. 또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는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따뜻하고 달콤한 사랑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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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을 갖고 정성을 다하는 것이 그 맛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 |
지금은 3개에 천원. 밀가루 값이 계속 올라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씨는 아직도 찐빵 값을 올리지 못했다.
“다른 곳에선 벌써 올렸지. 워낙 밀가루 값이 올라가니 방법이 없잖아. 우리도 올리긴 올려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 가격을 올리고 나서도 몇 달이 지나서야 희정찐빵 값도 올라간다. 손씨는 찐빵 값을 올려야 하는 것이 마냥 미안해 미적거리고 있다며 웃는다.
안흥이 고향인 손경자씨는 결혼 후 성남에 살면서 생계를 위해 남편과 함께 풀빵, 호떡 등을 팔았다. 고생 끝에 드디어 찐빵 집을 내고 새 희망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6개월 만에 남편을 잃게 된 것이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그녀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횡성시장에서 다시 희정빵집을 시작했다. 그때 나이 34세. 아픔을 뒤로하고 횡성시장과 함께 희로애락을 겪으며 훌륭하게 자녀들을 키운 장한 우리의 어머니이다. 아직도 친정어머니 김영숙 할머니는 92세의 연로하신 몸으로 매일 가게에 나와 찐빵을 빚으신다.
오븐에 구워 모양도 가지가지인 요즘 빵과 달리 찐빵은 김으로 익혀 따끈따끈하고 달지 않아 우리들의 입맛에 그만이다. 희정빵집의 찐빵은 손경자씨가 정성으로 만들어 횡성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유명해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택배주문도 받는다. 2004년에는 KBS TV 6시 내 고향에 소개되었을 정도로 어머니의 손맛을 고스란히 느끼며 집에서 만들어 먹던 그 맛을 추억해 낼 수 있다.
손경자씨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재료를 준비하고 반죽을 하며 시작된다.
욕심 부리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가며 모든 음식은 양심껏 만들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을 갖고 정성을 다하는 것이 그 맛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연로하신 친정어머니 건강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 되어 저녁 7시만 되면 문을 닫는 효심 지극한 딸이기도 하다.
“아휴, 요즘은 먹을 게 얼마나 많아. 돈만 있으면 다 사먹을 수 있잖아. 장날 읍에 와서 찐빵 사먹는 사람도 많이 줄었어”
30년간 한결같이 매일 이른 새벽부터 반죽을 준비하고 만들어내는 찐빵이지만 찐빵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횡성시장이 전 같지 않아 손님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 탓이 가장 크다. 손경자씨가 가진 작은 바람이 있다면 대형마트나 인근도시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다시 횡성시장을 찾아 주는 일이다.
빵집의 매상 때문이 아니라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정과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식감이 좋아 꾸준히 찾게 되는 찐빵.
손경자씨는 아직도 꿈이 많은 소녀 같이 수줍고 조용한 미소로 그 맛을 지키고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김은주 전문기자

김은주 전문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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