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글] 박정희(공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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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나무에 친환경 약제를 치고 있는 필자 |
2008년 폐가 안 좋아져서 갑자기 귀촌하게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휴가라 생각하고 3개월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예쁜 집, 예쁜 풍경, 골짜기 골짜기가 어여뻤다. 생활이 걱정될 즈음 다행히 고른기회배움터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2015년에 아주 어릴 때 꿈인 농부를 선택하면서 귀농으로 전환하였다. 아직도 내가 어린 마음인지, 이쁜 사과와 사과꽃 향기를 상상하면서 사과원 만들 준비를 했다.
귀촌했을 때 작은 농토를 가꾼 적이 있다. 고구마를 고추처럼 세워 심어서 옆 밭 할머니께서 친절히 고구마 심는 법을 알려주셨고, 옥수수도 잘못 심어서 다시 심었던 기억이 난다. 비닐멀칭하고 심고 잡초 뽑는데 쪼그리고 앉아서하는 작업이 많이 힘들었다. 서서하는 작업은 어느 정도 자신 있어서 사과 농사를 선택했다.
드디어 2016년 유공관(사과는 물 빠짐을 위해 배수시설을 해야 한다)을 묻고 지줏대 세우고 묘목 심고 잡초를 뽑았다. 바쁘다 바빠. 태어나 오십 년 중 가장 바쁜 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서울에 살 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던 습관이, 일찍 자고 새벽에 저절로 눈 떠지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참으로 고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다. 이웃 농부님께서 한 작물만 키워야 일손이 적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우리 먹을 것, 또 서울에 살 때 지인들이 좋아하는 것들 (고구마, 고추, 감자 등등)을 같이 키우느라 더 손길이 바쁘다.
하루 일을 마치면 열심히 일한 내 자신에게 기특하다. 씨앗에서 나오는 생명을 보면 참으로 보드랍고 연약한 것이 땅을 뚫고 나오는 것에 감탄을 한다. 그 생김이 참 어여쁘다. 잡초도 왕성할수록 먼저 뽑히고 사람도 너무 잘나면 일찍 꺾일 수 있다. 산에서 자라면 어여쁜 식물일터인데 내 땅에 와서 잡초로 뽑히니, 사람도 자기가 설 자리를 알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이웃 농부님들과 친환경연합회, 사과연구회, 기술센터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아 날마다 배우고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기를 원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모여서 함께 자재 만들고 밴드를 통해 이야기 주고받고 탐구하면서 보람된 하루를 보낸다.
요즘 횡성에 귀농, 귀촌인이 늘어나는 것 같다. 시골의 추억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겠지. 시골에 내려와 살다보니 이곳 토박이와 외지인의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 때문에 때로는 작게 때로는 많이 마음이 다칠 때도 있는 것 같다. 도시와 시골에서 살아온 환경 때문에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황성에서 같이 잘 살아가면 좋겠다.
박정희 ( 49세) : 오랫동안 중. 고등학생의 수학지도를 해왔다. 2008년 횡성으로 귀촌했다. 2015년부터 농사를 시작해 올 봄에 300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었다. 장르소설 작가인 딸,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공근면에 살고 있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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