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고향의 먹거리를 지키고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자식에게 전수하고 싶다” |
사람 사는 것이 심드렁해지면 시장에 나가 보라고 한다. 사는 것이 가끔 흔들릴 때도 시장에 가면 마음의 돌기가 어느새 무디어져 둥근 풍선처럼 가벼워진다.
시장통 좁은 의자에 앉아 이것저것 골라 먹다보면 꽉 조여 맨 넥타이를 푼 듯 어느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도 전통시장만의 매력이다. 시간에 쫓겨도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어서, 느긋하게 이것저것 골라먹을 수 있어서 시장음식들은 이래저래 발길을 잡는다. 각 고장의 맛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음식들은 오랜 친근함으로, 새로운 호기심으로 찾게 된다.
횡성시장에서는 강원도 토속음식인 올챙이국수와 메밀부침을 맛볼 수 있다. 험한 산세에 평지가 없어 비탈 밭에 옥수수를 심고 그 옥수수를 갈아 끓인 후 국수를 내리면 끈기가 없어 올챙이처럼 뚝뚝 끊어진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것이 올챙이 국수다. 열무김치와 함께 후룩후룩 마시듯이 먹고 나면 강원도의 애환이 새삼 별미가 되고 마는 우리네 어머니의 음식이다.



강원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총떡과 얇디얇은 메밀전의 맛을 안다. 볼수록 먹을수록 소박하지만 그 은근한 맛에 중독되는 토속음식이다.
전통시장의 매력에 토속음식의 별미까지 느끼고 싶은 분들께 소개할 식당은 횡성 전통시장 내에 있는 와와식당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횡성군 공근면이 고향인 김만섭(52)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객지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전국을 다니다가 1993년 다시 고향을 찾게 되었는데 우연히 시장을 지나던 길에 맛있는 우리의 먹거리와 향토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어 지금의 식당부근에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풍성한 인심이 어우러진 향토음식으로 2005년 맛있는 TV와 2006년 6시 내고향, 그리고 2010년 한식탐험대에 소개되기도 한 와와식당의 맛은 전화주문으로 전국에 택배로 배송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전통음식에 대한 시장성이 낮아서 찾는 이도 드물었다. 다행히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횡성을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이 즐겨 찾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고향인 공근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과 야채, 고춧가루 등을 재료로 사용하여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먹거리가 자랑인데다 능숙한 솜씨로 총떡과 메밀전을 만들어 내는 걸 구경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횡성의 토속적인 맛을 살리면서도 외지 손님들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준비하여 30여 가지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다. 구수하고 뜨끈한 장칼국수나 올챙이 국수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메뉴. 뿐만 아니라 횡성을 찾는 젊은 손님들은 장칼국수나 올챙이국수, 메밀전 등 토속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고 한다. 총떡, 메밀전, 삼색전 등 부침류는 술안주나 제사용, 접대용으로 찾는 손님들이 연중 꾸준하지만 특히 명절에는 손님이 몰려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단다.
1986년 공주에서 만나 결혼한 부인 성정숙(54)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사라지는 전통의 맛을 재현하고 그 맛을 지켜가는 부부의 인심 좋고 푸근한 마음은 사회봉사로 이어져 횡성읍 자율방범대 활동과 청소년 육성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고향의 먹거리를 지키고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자식에게 전수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김만섭씨는 대형마트가 들어서 상권을 잃고 있다고 낙심할 것이 아니라 자구책을 마련하여 손님이 즐겨 찾는 전통시장을 만들고자 스스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업종의 가게들이 들어서 먹거리 골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거나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협력하여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을 위한 방안을 찾는 등 전통시장의 활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발길을 끄는 각색의 물건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고소한 냄새들, 그저 쓰윽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삶을 위로받는 전통시장. 횡성전통시장에는 소박한 토속음식과 넉넉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와와식당이 있다. 김은주 전문기자
김은주 전문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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