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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기업들의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관리 소홀이 빚어낸 참극.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전반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다시는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안전·안심도시 횡성’추진하는 횡성군도 생활 속 유해성에 관심갖고 각 마을의 게이트볼 인조잔디 유해성 검증나서야
옥시가 지난달 31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최종 배상안을 확정하고 8월 1일부터 배상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배상안을 살펴보면 옥시는 피해자의 과거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 등을 배상하고, 위자료로 최고 3억 5천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영유아나 어린이의 경우 총액기준 10억으로 일괄 책정했다.
이번 최종 배상안은 옥시가 국정조사를 받는 중에 발표됐다. 전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대표가 법정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한 협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나온 배상안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가해 기업의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더 많은 배상금이 부과되기 전에 서둘러 피해자를 입막음하려는 꼼수가 아닐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단순히 배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업들의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관리 소홀이 빚어낸 참극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는 이번 사태를 촉발하게 된 원인이 어디 있으며,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계속 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이 지나서야 사회문제가 된 것을 보면, 책임의 주체가 되어야 할 기업과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했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정부의 보호대상은 국민이 아니라 기업들이었던 것이다.
얼마전 발생한 OTI(옥틸이스티아졸론) 논란도 그중 하나이다.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항균필터의 주 재료중 하나인 OTI의 유해성 문제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무상교체를 약속했다. 그러나 OTI의 유해성이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환경부는 유해성이 낮다는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이유를 밝힘으로써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그러나 이 물질은 환경부가 2104년 유독물질로 지정한 것이다. 무해하다면 회수할 필요조차 없다. 밝히지 못한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회수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미국의 켈리포나아주에는 Prop 65란 법이 있다. 이는 생산자나 판매자들이 소비자에게 제품과 관련된 유해 물질이 작업환경이나 제품 등에 노출됐는지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법이다. 이 법에 따라 생산자나 판매자들은 소비자에게 유해 화학물질이 제품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반면 우리 정부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상품 뒷면의 성분 표시면에 가득 차있는 화학물질의 이름에서 그 성분의 유해성을 알아내는 것은 화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화학물질이 어떤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물질의 안전성을 밝히는 것은 기업과 정부의 몫이다. 안전하지 않다고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입증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이번 국정조사도 단순히 가습기 살균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전반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다시는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횡성군은 군민이 행복한 ‘안전·안심도시 횡성’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과제를 설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정부에서 추진했던 안전에 대한 대책이 보여주기와 일회성 대책이었던 점이 많았다. 횡성군이 정부의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 더 안전한 횡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인조잔디의 유해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횡성군에 조성되어 있는 게이트볼장의 경우 인조 잔디의 유해성에 대한 조사조차 한번도 없었다. 특히 비가림 시설된 게이트볼장의 경우 밀폐되어 있는 조건임을 감안한다면 어르신들의 건강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마을에서 관리하는 시설이라며 외면해서는 안된다.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인조잔디의 유해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횡성군이 나서야 한다. 횡성군이 횡성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경주할지 지켜볼 일이다.
태준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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