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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피부염과 알러지성비염에 대해서이현주 한의사의 세상살이 진맥
이현주 | 승인 2012.10.15|(0호)

▲ 한의학박사, 원주
 
 무더운 여름이 가고 어느새 가을도 깊어져 느티나무 끝자락이 황금빛을 띄고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환절기만 되면 아토피성피부염과 알러지성비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동의보감의 내경편 오장육부중 폐에 관한 부분에서 폐가 병이 들게 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형한음랭즉상폐(形寒飮冷卽傷肺)를 꼽고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몸이 찬데 찬 것을 먹으면 폐가 상한다는 의미입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놓고 운전하는 차에서 내려 휴게실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먹는 상황이 바로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데 환절기만 되면 맑은 콧물을 훌쩍이는 알러지성비염은 냉장고와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80년대 이후에 나타난 질병입니다. 70년대 이전을 유년기로 보낸 분들의 경우 청장년기까지 알러지성비염을 경험한 경우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만해도 한해가 다 가도록 소위 ‘아이스께끼’ 하나 먹어보는 것이 거의 소원에 가까울 정도로 접하기 힘든 것이 얼음과자 종류였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걸음마를 막 떼기 시작한 아가부터 허리가 굽어진 할머니까지 날씨가 조금만 더웠다 하면 누구나 쉽게 접하는 것이 아이스크림 종류입니다. 심지어 엄동설한에도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코는 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렇게 찬 것을 많이 먹게 되었기 때문에 알러지성비염이 많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피부조직의 기원은 위장이나 소장의 상피세포와 같습니다. 피부도 호흡을 하고, 피부에 닿는 물질을 흡수하는 등 소화기관과 유사한 기능을 합니다. 상한 음식이나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나면 두드러기가 나는 것처럼 소화기관의 이상증상은 종종 피부에 나타나곤 합니다. 아토피도 같은 현상의 하나입니다. 두드러기가 급성질환이라면 아토피는 만성질환이라는 것이 조금 다를 뿐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알러지성비염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찬 음식이라면 아토피성피부염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각종 식품첨가물들입니다. 냉장고의 보급이 공업화의 상징이라면 식품의 공업화도 함께 이루어진 것이고 소시지에서부터 햄에 이르기까지 각종 가공식품을 동네 작은 가게에서조차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려진 첨가물만도 900가지가 넘는 다고 합니다. 그 900가지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떤 화학적 반응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이러한 화학제품들이 아토피의 주범임에도 마치 집먼지진드기 혹은 건축자재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들만이 그 원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입니다.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무엇인가를 팔아먹기 위해서이고, 건축자재를 좋은 것을 썼다고 하면서 아파트분양을 잘되게 하기 위해서일 뿐 그 본질인 음식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음식이야기를 해봐야 돈 버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 사례들은 수 없이 많습니다. 여름은 여름답게 덥게 보내고, 겨울은 겨울답게 춥게 보내는 것이 좋은 것이지요. 지금처럼 한여름에 오히려 추위를 느껴야 하고, 한겨울에 오히려 더위를 느껴야 하는 것은 부자연스런 삶의 방식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듯 자연스러움이 건강한 삶을 지켜가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현주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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