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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채스프생산자 반둘남씨 |
리드미컬한 경상도 억양에 환한 웃음이 잘 어울리는 반 씨는 고향이 거제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막내딸과 함께 작업 중인 그를 찾아가 횡성으로 이주해서 어떻게 ‘야채스프’라는 가공품까지 생산하게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 횡성에는 언제 어떻게 오시게 되었습니까.
= 반둘남(이하 반) : 제가 암환자였는데, 건강을 돌보기 위해 2009년에 둔내면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 농업기술센터와는 어떻게 인연이 되셨는지요.
= (반) : 횡성에 오면서부터 야채스프 생산을 맘먹고 있었습니다. 사먹는 것이 못 미더워서요. 그런데 횡성에 온지 두 달 만에 우연히 창업보육교육을 실시한다는 플래카드를 봤어요. 곧바로 교육생 신청을 했습니다. 2010년 교육생이 돼서 2년간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습하고 생산을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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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암치료를 위해 만들어 먹었던 야채스프를 상품화했다 |
= (반) : 제가 암판정을 두 차례나 받았는데, 체질 때문에 항암제와 약을 투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치유하기 위해 야채즙을 만들어먹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에 암이 발견됐는데, 올 4월에 완치판정을 받았습니다.
반둘남 씨가 생산하는 야채스프는 우엉과 당근, 표고버섯, 무, 무청을 달여 만드는데, 유기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한다. 유기농 원료를 고집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 (반) : 딸 넷하고 손주 여섯 명이 모두 야채스프를 먹습니다. 좋은 재료를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어요.
반 씨가 농산물가공지원실을 빌려 생산할 수 있는 기한도 금년 말이면 끝난다. 농업기술센터의 방침상 2년 이상 시설지원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생산자는 사업성 판단을 해보고 창업을 할 건지 포기를 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반 씨는 독립해서 창업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반 씨는 횡성을 떠나 영월에 생산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 (반) : 집이 있는 둔내에 가공시설을 지어보려고 했는데, 그곳이 5년 안에는 허가가 나지 않는 곳입니다. 횡성군내 땅을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고, 그래서 영월에 땅을 3천평 마련했습니다. 내년 봄쯤 이주해서 직접 농사를 짓고 그걸로 가공을 하려 합니다.
- 수입은 좀 되나요.
= 수입은 별로 없어요. 한 달에 서너 차례 생산을 하면 거제도의 친구들, 서울서 암치료를 같이 받던 환우들, 그리고 알음알음 연결된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합니다. 고객이 30~40명 정도 되는데 우리 가족들이 더 많이 먹는 것 같아요. 하지만 돈벌이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이런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괜찮아요. 그러다보면 수입도 좀 되겠죠. 무엇보다도 제가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해요.
아픈 몸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그것이 부가가치를 낳는 사업으로까지 잘 성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횡성이 훌륭히 ‘인큐베이팅’한 반둘남 씨가 여건상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는 것이 아쉽긴 하나, 앞으로 제2, 제3의 반둘남 씨가 그 빈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농업기술센터가 그 역할을 잘 해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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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기술센터 내 농산물 가공지원실. 각종 가공설비를 구비해둔 이곳에서 원료를 세척하고 있는 반둘남씨와 딸. |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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