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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쌀값안정화
태준호 | 승인 2016.10.29|(115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쌀값안정을 위해서는 북한, 아프리카 등 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제공해 쌀 재고량감축과 인도적 목적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단기대책과 공공비축량 확대 및 시장 격리, 논에 심는 대체작물에 대한 직불금을 벼 수준으로 높이는 등의 현실적인 수급조절 대책이 필요하다.

 

벼 수확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황금 들녘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농민 수익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벼 가격의 하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농식품부는 ‘16년산 쌀, 연내 시장 격리 등 수확기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였다. 내용을 보면 ▲금년 쌀 생산량 중 신곡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을 대상으로 정부가 연내 시장격리를 실시하며 ▲ RPC가 적정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수확기동안 밥쌀용 수입쌀의 방출을 감축하거나 중단하고 ▲ 국산쌀과 수입쌀의 혼합유통을 특별 단속한다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은 지난해보다 20일 앞당겨져 발표된 것 외에는 내용면에서 지난해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오히려 공공비축 우선지급금을 전년도보다 7천원 떨어진 4만5천원으로 정해 쌀 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곡 수요 초과물량 수매의 경우, 전년도를 보면 신곡 수요 초과 물량을 수매하여 격리했지만 수매량 자체가 적어 농가소득과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수입쌀이나 재고쌀의 경우 감소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대책으로 발표할 만큼 내용이 부실하다. 또한 정부의 대책은 쌀값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맞춰져 있어, 쌀값 현실화를 주장하는 농민들의 요구와 동떨어져 있다.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420만 2천톤으로 정부에서 보고 있는 신곡 수요량 390만톤보다 30만2천톤 정도가 초과 생산될 예정이다. 정부의 누적된 쌀 재고량이 175만톤이고, 농협이나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이 30만톤 이상임을 감안하면 내년도 쌀 재고량은 230만톤 이상이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초 쌀 재고량 감축을 위해 56만톤의 재고를 처분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전년대비 42만톤이 증가해 결국 정부의 쌀 소비 대책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정부는, 쌀 재고 문제가 쌀을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과 풍년으로 인한 과잉공급에 있다며 소비자와 농민에게 책임을 돌리고 정작 농정의 실패와 책임에서 빠져 나가려 하고 있다.

쌀 값 폭락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11년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될 때부터 매년 70만톤 이상의 쌀 공급과잉 문제가 예견되어져 왔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의 쌀 소비 증가와 가공용 쌀 소비 등 그 한계가 명확한 사업만 추진함으로써 현재의 쌀값 하락을 가져왔다.

쌀값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우선적적으로는 쌀의 과잉재고를 단기간에 줄일 수 있는 특별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에서 주요 대책으로 제시한 가공용 쌀은 57만톤 정도로 매년 그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미미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쌀 과잉재고의 단절을 위해서는 대규모 홍수를 당한 북한이나 이것이 어렵다면 아프리카 등 빈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재고량감축과 인도적 목적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필요가 있다. 재고량을 대폭 감축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재고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쌀값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중장기적 대책의 수립이다. 현재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농업진흥지역의 해제 등을 통한 경지면적의 감소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되면 논이 가진 공익적·환경적 기능은 무시되고 부동산 투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쌀만 생산과잉이지 전체 곡물 자급율이 24% 정도에 불과한 실정에서 경지면적의 감소는 식량 주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공공비축량 확대 및 시장 격리, 논에 심는 대체작물에 대한 직불금을 벼 수준으로 높이는 등의 현실적인 수급조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횡성지역 농협에서는 우선지급금을 벼 40kg 기준 3만8천원에 매입하고 있다. 전년도 과잉 매입과 판매가 하락 등으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금액이라고는 하지만, 농업인이 갖는 쌀값에 대한 상징성과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가격결정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횡성군도 쌀 문제가 단지 중앙정부의 문제, 농협과 농민의 문제로만 인식하지 말고, 군에서 시행 가능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내놓아야만 한다.

 

태준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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